- ‘위탄’ 이은미가 변한 까닭

[서병기의 핫이슈] TOP5 대결에서도 심사위원에게 최하위 점수를 받은 손진영(33.5점)이 살아나고 34.5점으로 톱5중 3위인 데이비드오가 탈락했다.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은 계속 심사위원의 최저점을 받고 있는 손진영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가 큰 관심거리가 돼있다.

탈락한 데이비드 오가 갈수록 평화롭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며 이은미 평에 따르면 “두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감정과 호소력을 전달하기에는 약한 면도 느껴진다. 하지만 문자투표의 동정표로 인해 살아남는 자는 멈출 때가 됐다.

물론 감정 표현이 좋아지고 있는 손진영이 동정표에 의해 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도 적지 않겠지만 실제로 네티즌의 실시간 트위터에는 “데이비드 오가 점수가 높고 비주얼 때문에 살 거 같아서 손진영을 골랐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멘토 심사위원들의 정서와 네티즌의 문자투표 정서가 상충한다는 건 ‘위탄’의 딜레마다.
 
지난 6일 방송된 ‘위탄’에서 특이한 점은 이은미가 심사 방식을 그 전과는 바꿨다는 사실이다. 단점을 지적하는 심사는 별로 변화가 없었지만 말투가 바뀌었고 점수는 그전보다 훨씬 후해졌다. 이은미는 이전 김윤아로부터 9.2점을 받았던 백청강에게 지드래곤의 모창 냄새가 난다며 7.2점을 준 반면 노지훈에게는 9.2점을 주었고, 데이비드 오에게는 9.3점을 준 전례가 있다.

물론 지원자가 그 순간 실력보다 못할 수도 있고 잘 할 수도 있어 평소 실력과는 다른 점수를 내릴 수는 있지만 이쯤되면 일관성을 상실했다는 것이 대중들의 인식이었다. 이것이 이은미에게는 소신이고 진정성일 수 있지만 대중은 그녀에게 언행일치를 요구했다.

이은미에게 19년 가수인생의 위기가 여기서 나올지 누가 알았겠나? 이은미는 평소 ‘무릎팍도사’ 등에서 비주얼 위주의 가요판에 직격탄을 날려온 개념있는 뮤지션중 한 사람으로 칭송받아왔다. 가창력이 떨어지는 가수들을 가수로 인정하지도 않았던 ‘디바’였다.



하지만 ‘위탄’ 심사 과정을 보면 그런 이미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느낌이었다. 김태원의 멘티들에게 이은미와 함께 독설을 날린 방시혁이 노지훈과 데이비드 오 등을 감싸는 것은 아이돌 가수의 프로듀서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치지만 이은미에게는 그런 불일치가 용납이 되지 않았다. 이은미에게 날벼락이 떨어진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그런데 이날 톱5 대결에서는 이전과 달리 심사위원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남발했다. 이은미는 이날 방송에서 백청강에게 매긴 8.7점이 최하점이었다. 백청강에 대한 심사평도 “새로운 편곡 시도가 매우 좋았다. 아쉬운 점은 음정이 유난히 플랫되는 경향이 많았다는 거다. 밴드 연주에 좀 더 신경써야 한다”고 무난하게 했다.

이은미는 데이비드 오에게는 심사위원중 최고점인 9.0을, 이태권에게도 김윤아와 함께 최고점인 9.4를, 셰인에게도 최고점인 9.3점을 각각 내렸다. 이은미는 지금까지 9점대를 거의 주지 않을 정도로 짜게 점수를 주어왔다. 그 일관성에 또 변화가 생긴 셈이다.

혹평을 일삼았던 손진영에게조차도 심사위원중 최고점인 8.9점을 내렸다. 손진영에 대한 평가도 “좋은 선곡이었다. 장점이 잘 드러났다. 아쉬운 점은 A-verse(전주) 부분에도 소리가 들리게 했으면 한다”고 비교적 후하게 평가했다.

이은미가 점수를 가장 후하게 준 이태권과 셰인에게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이은미가 냉정한 평가에서 후한 평가로 바뀐 것이 이미지 관리 차원인지 아니면 소신껏 점수를 내려봤자 별로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은미에게서 공감 가는 독설조차 들을 수 없게 됐다는 건 아쉬운 일이다.
 

칼럼니스트 서병기 < 헤럴드경제 기자 > wp@heraldm.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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