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media 주요뉴스

56세 나미, 진짜 댄스여왕의 당당한 귀환
기사입력 :[ 2013-11-14 12:59 ]


17년 만에 돌아온 나미의 80년대를 기억하며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진규의 옆구리tv] 지난 11월 11일 가수 나미가 싱글앨범을 냈다는 뉴스를 우연히 접했다. 아니, 나미? 사람들이 기억하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빙글빙글>의 나미가 돌아왔단 말인가? 문득 17년 만에 돌아온 그녀의 신곡이 어떤 음악일지 궁금했다. 만 56세, 50대 후반이라는 나이에 맞게 트로트일까? 사실 그녀의 데뷔는 1967년 영화 <엘레지의 여왕>이었다. 이 영화에서 이미자의 어린 시절로 등장해 구성지게 트로트를 부르던 꼬마소녀가 바로 나미라고 한다. 그리고 <빙글빙글>이 빅히트하기 이전에 몇 년 동안은 트로트곡 위주의 앨범을 내기도 했다. 아니면 지금의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히트곡은 여러 젊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하기도 한 <슬픈 인연>이기에 발라드로 컴백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녀가 90년대 중반 마지막으로 발표했던 싱글앨범 ‘A Long Winter’에서 샘 리가 만들었던 재즈풍의 발라드곡인 <오랜 겨울>이나 <처음인 것처럼> 모두 그녀 특유의 허스키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색이 잘 녹아든 곡이었으니 말이다. 어쩌면 이런 발라드를 그녀의 오랜 팬들이 기대했고 또 50대 후반의 그녀에게 어울리는 음악이리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싱글곡인 <보여>는 지금 가장 유행하는 일렉트로닉 댄스곡이었다. 더군다나 그 강한 비트에 녹아드는 그녀의 비음 섞인 음색은 여전히 몽환적이고 섹시하고 그루브했다. 맞다, 그러고 보니 나미는 80년대 한국 댄스가요의 여왕이었다. 그녀의 댄스가요들은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고, 당대의 유명 세션맨들이 모두 참여했다. 나미는 댄스곡의 매력을 팔딱팔딱 살리는 보컬의 일인자였다. 또한 나미의 3대 댄스가요 히트곡인 <영원한 친구>, <빙글빙글>, <인디안 인형처럼> 등을 들어보면 70, 80, 90년대 각각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댄스곡의 정석이 무엇인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고백하자면 필자는 나미가 부른 80년대 댄스가요의 열렬한 팬이다. 하지만 80년대부터 팬이었던 건 아니었다. 그 시절 초등학생이었던 필자의 눈에 비친 나미는 패션이 ‘신기한’ 그리고 헤어스타일이 ‘독특한’ 가수였다.

물론 그녀의 80년대 최대 히트곡인 <빙글빙글>이 초등학생에게 준 충격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어린 마음에 그 빙글빙글 도는 듯한 전자음이 어찌나 현란하게 느껴지던지. 더군다나 텔레비전에 등장한 나미가 새카만 단발머리를 찰랑이며 제자리에서 어깨를 주로 이용해 빙글빙글 흔드는 춤 역시 신기했다. 당시 MBC <일요일밤의 대행진>이란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여자 개그맨들이 출연해 이 춤을 따라했다. 그 중에 마지막 한 명이 빙글빙글 춤을 너무 격렬하게 추다 머리에 쓴 단발머리 가발이 휙 날아가는 장면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그 이후 나미는 <슬픈 인연>이 담긴 앨범에서 <유혹하지 말아요>라는 타이틀곡으로 활동한다. 2002년 영화 <후아유>에서 조승우가 기타를 치며 부르기도 했던 이 노래의 첫 <가요톱텐> 무대에서 나미는 폭탄을 맞아 한쪽만 크게 부풀린 헤어스타일로 등장한다. 이 노래가 끝난 후에 당시 MC였던 임성훈은 나미의 헤어스타일이 너무 독특하다며 자신도 다음 주엔 그런 헤어스타일로 사회를 봐야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후 90년 전국 나이트클럽을 휘어잡은 <인디안 인형처럼>에서 선보인 그녀의 추장 딸 폭탄머리 역시 유명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나미의 80년대 앨범 수록곡들을 즐겨듣게 된 건 오히려 2천년대 이후였다. 클럽음악을 좋아하던 나는 70년대와 80년대의 비트감 있는 가요들을 찾게 되었는데 그렇게 다시 듣게 된 노래들이 바로 나미의 앨범 수록곡들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앨범에 숨겨진 댄스곡들 역시 꽤 탄탄하게 만들어진 곡들이란 걸 뒤늦게 발견했다.



<유혹하지 말아요>가 담긴 앨범에서는 레게리듬을 차용한 <보이네>나 지금 들어도 상당히 독특한 진행의 사랑스러운 곡인 <나비>가 그러했다. 다음 앨범의 타이틀곡인 <사랑이란 묘한거야>는 80년대 팝스타일의 화려한 편곡과 유치하지만 재미난 가사가 돋보이는 노래였다. 에로틱한 분위기가 흐르는 <사과 하나>는 느린 비트를 넘나드는 나미 특유의 간질간질한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그녀의 마지막 대중적 히트작이자 초코송이 머리에 선글라스를 쓴 붐붐의 리믹스가 히트쳤던 <인디안 인형처럼>이 실린 이 앨범은 당대의 작편곡자인 고 이호준의 솜씨가 돋보이는 앨범이다.

2013년에 발매된 <보여>는 지금 클럽에서 틀어도 손색없을 만큼 빼어난 클럽음악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80년대의 나미의 음악은 듣는 귀와 보는 눈을 함께 충족시켰던 음악인만큼 무대에서의 그녀 모습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인디안 인형처럼>에서 보여주었던 토끼춤을 추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녀가 그 특유의 목소리로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만으로도 70년대 고고클럽에서 80년대 나이트클럽 지금 2013년의 클럽의 분위기가 공존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어둠이 내리면 캄캄한 밤/다시 어둠이 내리면 밤은 깊어가네/ 들려오는 라디오 음악소리 나 혼자서 울고 있는 안타까운 밤/ 그래도 그래도 모든 것을 잊고 그대 춤을 춰요/우리와 함께>

칼럼니스트 박진규 pillgoo9@gmail.com

[사진=TGS]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