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간다’의 모든 사랑이 담긴 <올모스트, 메인>

[엔터미디어=정다훈의 문화스코어] 지난 11일 대학로 예술마당 4관에서 개막한 연극 <올모스트 메인>(Almost Maine)은 오로라가 보이는 가상의 마을에서 한겨울 금요일 밤 9시, 9커플에게 동시에 일어나는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올모스트’는 MAINE 주 북쪽 오지에 있는 상상속의 조그만 마을이다. 올모스트의 주민들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일인 사랑을 진실하고 그리고 솔직하게 만나는 이야기이다.

극단 ‘공연배달 서비스 간다’의 10주년 퍼레이드 개막작 발표가 나고 가장 관심을 끈 점은 약 210석의 소극장에서 출연하는 배우만 무려 34명이란 점. 이번 공연에는 우상욱, 진선규, 김지현, 정선아, 정연, 홍우진, 박민정, 오의식, 김호진, 윤여진, 이석, 양경원, 차용학, 조현식, 박정민, 서태영, 임혜란, 김보정, 한슬기, 안정윤 등 극다 간다의 배우들은 물론 노진원, 오용, 임기홍, 박한근, 이동하, 박성훈, 손지윤, 김늘메, 최대훈, 원종환, 김남호, 김대현, 윤나무, 백은혜 등이 출연한다.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준호 연출은 “<올모스트 메인> 속 인물들은 모두가 아프다. 그런데 밖에서 보면 웃기다. 어떻게 보면 클라운(광대)처럼 느껴진다. 현대인들이 사랑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캐스팅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민 연출은 “출연 배우가 많아 스케줄 조절이 힘든 건 있었지만, 이미지 캐스팅 그리고 둘이 만났을 때 싸우지 않을 것 같은 커플 등 위주로 캐스팅을 정했다”고 답했다. 이어 “한 자리에 함께 모였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기쁨이며, 안혁원 프로듀서의 엄청난 노력과 <나와 할아버지>를 좋아해준 배우들이 뜻을 함께해 게스트도 14명까지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극단 ‘간다’는 배우들에게 힐링이 되는 곳이다. 이재준 연출은 “극단 ‘간다’는 고향에 온 기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기분이 들게 한다. 외부 작업을 하면서 지쳤던 마음을 회복하게 하는 그런 기분을 갖게 한다”고 10주년 소감을 전했다. 또한 “지난 몇 년간 각기 흩어져서 힘든 시간도 분명 있었을테지만 다시 모여서 서로에게 힘을 주고 있다”고 극단 식구들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극단 ‘간다’의 뿌리깊은 배우 진선규는 “‘간다’는 날 채워주는 곳이다”고 말했다. “극단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 왔다. 이 곳이 제일 좋다. 다른 곳에서 채워줄 수 없는 그 기운 때문이다.”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이름을 알린 배우 이희준 역시 “이번 공연에는 참여하지 못하지만 공연은 언제나 하고 싶고, 언제나 들르고 싶은 곳이 극단 ‘간다’ 식구들이 있는 곳이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기쁨의 눈물만 흘리겠다’고 말한 정선아 배우의 한마디도 눈길을 끌었다. “10년 전엔 막내 극단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후배들이 생겨서 기쁘다. 사실 배우에겐 10년이란 시기가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오래 전 오프 대학로에서 작품을 올리면서 관객이 없어서 마음이 아팠던 적이 떠오른다. 극장에서 커피를 팔기 위해 커피를 만들어 가기도 했는데, 관객이 없어서 우리가 다 먹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카페인 중독자가 될 지경이었지만 그 때의 추억이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것 같다.”



민준호 연출은 “극단 ‘간다’는 유명 극단이 되기 위해 살찌워가려고 하지 않는다. 몇 년 뒤에도 외부 작업 하면서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는 ‘정’이 있는 극단이 되었음 한다. 밖에서 보기에 느슨하게 운영되는 극단이라고 볼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 배우가 연기를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하기 보다는 알아서 연습하고 그 의미를 찾아주길 바라는 쪽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작업에서 함께 하기 힘들어지니 다들 열심히 한다.

또한 나 뿐만이 아니라 모두들 다른 일정 때문에 바쁜 극단 식구들에게 불만을 갖지 않는다. 패널티를 주는 데, 그게 맛있는 걸 사는거다. 그러면 참여 못한 그 배우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아 즐겁게 산다.”고 말했다.

한편, 프레스 콜을 통해 만나 본 <올모스트 메인>은 극단 ‘간다’ 배우들의 솔직한 사랑과 진실한 만남이 속속들이 배어있는 연극이었다. 내년 1월 19일까지 공연된다. 이어 연극 <나와 할아버지>, <우리 노래방가서 얘기 좀 할까?>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공연전문기자 정다훈 ekgns44@naver.com

[사진=스토리P,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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