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A4는 어떻게 ‘대세돌’로 성장했나

[엔터미디어=노준영의 오드아이] B1A4(비원에이포)는 착실하게 본인들의 커리어를 쌓아왔다. 필자가 지난 콘서트의 프레스콜에 가서도 느꼈던 건 데뷔 이후 꾸준히 발전하고 성장해 왔다는 사실이 아니었나 한다. 무대를 이끌어 가는 방식이나 공연에서의 센스, 그리고 자신들의 곡을 소화하는 여유로움까지 탑재하며 이제는 어엿한 ‘아티스트’로 바라봐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훌쩍 자라 있었다.

정규 2집 ‘WHO AM I’가 발매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이 긍정적 인상들이 좀 더 발전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것들이었다. 특히 ‘WHO AM I’가 발매되기 전 멤버인 바로가 <응답하라 1994>에 출연해 인기를 모으며 아이돌 그룹의 주 타겟층인 10대 뿐 아니라 전 세대에 걸쳐 이름을 알리는 호재가 있었다. 결론적으로 ‘WHO AM I’는 비원에이포에게 또다시 새로운 전기가 될 수도 있는 앨범임에 틀림이 없었던 것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WHO AM I’를 향한 숱한 호재들은 더욱 더 긍정적으로 발현되고 있는 것 같다. 타이틀곡인 ‘Lonely’가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까지 들락거리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각종 미디어에서도 앨범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쏟아져 나왔다. 그야말로 ‘비원에이포의 2막’이 시작된 느낌이다.

아이돌 그룹을 기획하고 데뷔시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똑같은 마음이겠지만 자신의 아이돌 그룹이 반짝스타보다는 롱런에 성공하는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 당연한 사실이다. 기획 단계에서 들어가는 노력과 숱한 자원들을 생각한다면 오래가는 그룹으로 거듭나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이런 그룹은 많이 나오지 않는다. 아이돌 그룹 자체가 상업적 대중음악 코드를 적용하다 보니 ‘발전’보다는 즉각적인 ‘판매’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하지만 B1A4(비원에이포)는 조금 달랐다. 앨범을 거듭하면서 반응만큼 중요한 발전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무대 매너나 퍼포먼스를 비롯한 음악적 요소들을 살뜰하게 챙기며 모든 연령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보이 그룹으로 변신해 나갔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미디어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탄탄한 앨범 구성에 쏠리게 되었고, 음악적 측면을 게을리 하지 않는 그룹으로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는 상황이 조성되었다.



‘WHO AM I’도 비슷한 모습이다. 일단은 앨범의 이야기 자체를 천편일률적인 댄스 음악으로 풀어가지 않았다는 게 눈에 띈다. 자극적인 트렌드에 편승하지 않고 20대의 자아로서 느끼는 감성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 앨범의 스토리텔링 포인트를 잡았다는 게 무척 따뜻하게 다가온다. 솔직한 ‘마음’이 부족한 시대라고들 한다. 대중들에게 통하거나 화제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콘텐츠나 콘셉트가 정해져 있다고들 말하다 보니 이를 따라갈 뿐 정작 아티스트 본인에게 필요한 솔직한 재료들이 부족해진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B1A4는 솔직함을 말한다. 자신들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입으며 편안해진 감정을 스스럼없이 털어놓는다. 음악을 듣는 대중들이 더욱 이들의 감성에 공감하게 되는 건 위화감 없는 음악의 매력 때문이다.

앨범에 대한 참여도도 유지했다. 송라이팅이 가능한 아이돌 멤버들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점점 음악의 주인공으로 나서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비원에이포는 더욱 더 확실하게 앨범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과시한다. 소화력이 높아지는 건 물론이다. 이해도가 높으니 대중들에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 풍성해 지는 이야기 속에서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당연히 히트의 가능성이 올라간다. 음악 자체로 풀 수 있는 상황들이 여전히 많다는 걸 은근슬쩍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가요계에서 자극적인 상황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찰나의 순간의 시선을 빼앗는 게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역행의 방법을 택한 B1A4(비원에이포)는 지금 순항하며 가요게를 놀라게 만들고 있다. 따뜻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말이다.

이제는 나만의 방식이 필요한 시대다. 수많은 아이돌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는 것도 이젠 철저히 ‘마이 웨이’를 택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현실에서 비원에이포의 성장기가 남다른 내일을 말한다. 지금 아이돌 그룹을 바라보며 진짜 성장시켜야 할 요소가 무엇인지 말이다.

칼럼니스트 노준영 nohy@naver.com

[사진=W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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