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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제작진의 인위적인 미션 설정의 의미
기사입력 :[ 2014-02-22 13:01 ]


‘정글의 법칙’의 변화, 잃은 것과 얻은 것

[엔터미디어=정덕현] <정글의 법칙-미크로네시아> 편의 초반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리하는 이야기를 바탕에 깔았다. 첫 생존지였던 난마돌에서는 ‘92개 섬의 비밀’을 또 코스라에에서는 ‘16시17분의 비밀’을 찾고 밝히는 것이 그 미션이었다. 사실 이런 미션은 이전 <정글의 법칙>에서도 종종 등장했었다. 이를테면 야수르 화산 정상에 오르는 것이라던가, 아니면 나미비아의 악어섬에서 뗏목을 만들어 자력으로 탈출하는 것 같은 것이 모두 미션의 일부였다.

하지만 그 미션들이 자연스럽게 정글에서 생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반면, <정글의 법칙-미크로네시아> 편이 보여준 미션은 약간은 인위적인 느낌을 주었다. 비밀을 밝히는 것은 실제 먹거리를 구하고 잠자리를 확보하는 것 같은 실제 생존에 필요한 일은 아니다. 물론 미크로네시아 편에서도 병만족은 생존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이제 생존은 기본일 뿐 <정글의 법칙>에서 그다지 새롭다거나 특별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게 되었다. 그러니 생존 그 이상의 무언가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추크섬에서 미션으로 주어진 ‘김병만 족장 없이 50시간 분리생존’은 이제 <정글의 법칙>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걸 말해준다. 이전까지만 해도 그저 정글이라는 혹독한 환경에 들어가 추위와 폭염, 비바람과 고산지대의 환경 또 벌레와 사투를 벌이며 생존하는 것만으로도 <정글의 법칙>은 충분한 재미를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어언 100회를 바라보는 지금 업그레드된 김병만과 병만족의 생존기는 어느덧 이 프로그램의 기본을 채워줄 뿐이다.

이제는 그 생존기 위에 또 다른 스토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래서 ‘김병만 없이 분리해 50시간을 생존하라’는 식의 미션은 제작진의 인위적인 개입이 시작됐다는 신호처럼 보인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분리시켜놓자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김병만의 섬에서의 독거생활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마치 로빈슨 크루소처럼 혼자 뚝딱뚝딱 배를 만들고 바다로 나가 문어를 잡고 조개를 캐 혼자 외롭게 먹는 장면이 가능해진다. 혼자 생존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양할 병만족이 없어 여유롭고 풍요롭게마저 느껴지지만 외로움 때문에 입맛까지 잃어버리는 상황.



한편 김병만이 없자 임원희를 임시족장으로 하게 되면서 어딘지 부실한 생존기가 가능해진다. 먹을 것을 구하러 김병만이 바다로 나간 틈을 이용해 그 섬을 약탈(?)하는 동생들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그들이 약탈해간 흔적 속에서도 오히려 그들이 더 가져가게 먹을 걸 챙겨두지 않은 걸 후회하는 김병만의 애틋한 마음이 전해지기도 한다. 즉 인위적으로 부여된 미션과 설정이지만 바로 그것을 통해서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다음 주부터 이어지는 <정글의 법칙> 100회 특집은 ‘헝거게임’을 모티브로 끌어들였다. 지금껏 나왔던 정글 체질(?) 출연자들 예를 들어 추성훈이나 여전사 전혜빈 같은 인물들이 제작진이 제시하는 미션을 수행해내는 과정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헝거게임>이 그런 것처럼 일종의 게임 미션이 정글이라는 생존 환경 속에서 제시되는 것. 그 게임 상황은 인물들 간의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이야기로 전개될 가능성이 많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렇게 변화된 <정글의 법칙>은 하나를 잃고 하나를 얻었다. 잃은 것은 자연스러움이다. 가는 공간에 따라 다른 야생의 자연환경과 인간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나던 것이 상당부분 희석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를 통해 얻어낸 것은 새로운 스토리의 가능성이다. 인위적인 설정은 물론 제작진이 부여하는 미션이기 때문에 <헝거게임>처럼 마치 정글에서 펼쳐지는 서바이벌 게임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얼마나 <헝거게임>을 흉내내는 것이 되지 않고 <정글의 법칙>만의 이야기로 풀어내느냐가 관건이 된다.

자칫 잘못하면 정글에서 벌이는 <런닝맨> 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뉴질랜드편에서부터 불거져 나온 리얼리티 논란이 좀체 사그라들지 않는 현 상황에서 <정글의 법칙>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자연스러움을 잃은 대신 새로운 스토리를 추구하기 시작한 <정글의 법칙>은 향후 어떤 길을 걷게 될까. 대단히 궁금한 대목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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