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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사랑’, 옥에 티 구실장을 어찌할꼬
기사입력 :[ 2011-05-27 09:53 ]


-구실장만 등장하면 채널을 돌리고 싶다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아무리 좋아하는,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 해도 거슬리는 부분은 있기 마련이다. 소소한 대사라든가 촬영 기법이 마음에 걸릴 수도, 혹은 유달리 마음에 안 드는 캐릭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애정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이 마뜩치 않은 부분을 차마 견디기가 어려워진다는 점이 아닐는지. 저거 하나만 없으면 완벽할 텐데, 저거 한 가지만 고쳐지면 최고일 텐데, 하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이 점점 더해가는 것이다.

아마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의 출연 가수 논란도 같은 맥락에서 벌어지지 싶다. 진심으로 애정이 가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내 입장에서 봤을 때 옥에 티 같은 존재의 합류가 도무지 가납이 되지 않는 게 아닐까? 과유불급이라고, 관심도가 지나치다는 게 탈이긴 해도 방송사가 만드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마치 내가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처럼 느껴진다는 건 어쩌면 서로에게 즐거운 비명일지도 모른다.

MBC <최고의 사랑>도 요즘 보기 드문 수작인지라 하루가 다르게 팬이 늘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작품이다. 빤한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매번 예측불허의 반전도 있고 디테일이 살아 있는데다가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극의 몰입을 돕는다. 매력이 넘치는 주인공들은 물론 아역 배우며 잠깐 등장한 국보소녀의 멤버 배슬기까지,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니 어찌 정을 주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보통 로맨틱 코미디에서 거슬리는 존재를 찾아보자면 의당 악역이겠고, 이 드라마에서의 악역은 구애정(공효진)과 해묵은 원한 관계인 강세리(유인나)거나 앞으로 독고진(차승원)과 구애정의 애정 전선에 걸림돌이 될 게 분명한 문대표(최화정)이겠는데 어째서인지 이 두 사람의 악역질(?)은 그다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너무 심한 모함이나 질시가 두드러지지 않아서일 수도 있겠는데 특히나 두 남자를 다 놓치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강세리가 불쌍하다고 동정하는 이들도 있다.

<최고의 사랑>의 옥에 티를 꼽자면 단연 구애환(정준하)인지 뭔지 하는 구애정의 오빠다. 구애정의 매니저라지만 아무리 봐도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비호감을 높이는 데에 한 몫 했지 싶은 인물이다. 애당초 스캔들이나 루머를 막을 능력도 없는데다가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그릴 재목은 더더욱 못 되는 인물을 단지 오빠라는 이유로 매니저 노릇을 시킨 게 구애정에게는 악수였던 거다.






머리를 못 쓰면 힘이라도 써야 옳거늘 가만 보면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해야 할 매니저가 위기의 순간마다 번번이 자리에 없으니 이리 한심할 데가 있나. 나름 뭔가 구실이나 핑계가 있긴 하겠지만 캔디스 매니저에게 따귀를 맞았던 날도, ‘커플 메이킹’ 제작진 앞에서 독고진에게 ‘절대로 좋아해주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실수를 저지를 때도, 이벤트 낙찰 건으로 수많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난감해하는 순간에도 구실장은 구애정 곁에 없었다.

그뿐이면 다행이지. 독고진에게 ‘애정이 음반 홍보며 뮤직비디오 좀 도와달라’며 비굴하게 통사정을 하다못해 그로 인해 결국 구애정이 독고진을 이용하려드는 것으로 오해하게 만들지 않았나. 동생이 그렇게 싫다는데 왜 미련을 못 버리고 부득부득 사고를 치느냔 말이다. 섬뜩하도록 차가워진 독고진 앞에서 울먹거리는 구애정을 보다가 소리 치고 말았다. “아무튼 오라비가 아니라 웬수라니까!”

사람이 눈치 없는 미련퉁이이면 착하기라도 해야 옳지. 이거야 원, 허세도 있고 허구한 날 잔머리까지 굴리는데다가 욕심도 사나우니 골고루 다 갖췄다 할밖에. ‘어서 앨범 대박 나서 미사리도 뛰고, 행사도 뛰고’ 어쩌고 하는 소리에 없던 정도 다 떨어져버렸다. 강세리 아버지인 척 하며 윤필주(윤계상) 어머니로부터 개당 20만 원짜리 공진단을 열 알이나 받은 것도 모자라 특등급 한우 대접까지 받은 아버지(한진희)와 아주 진상 세트다. 드라마에서 갈등은 필수 요소이고 따라서 갈등을 조장하는 인물 또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구실장만 등장하면 당장에 채널을 돌리고픈 이 마음, 이를 어쩌면 좋을꼬.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entermedia.co.kr
그림 정덕주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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