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고마워’를 먼저 봐야 하는 이유
-미리보는 박스오피스 5월26일~5월29일

[엔터미디어=오동진의 미리보는 박스오피스] 솔직히 이번 주에 가장 잘됐으면 하고 바라는 작품은 따로 있다. 임순례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옴니버스 동물영화 <미안해, 고마워>다. 임순례 본인을 포함해 송일곤, 박흥식, 오점균 감독 등이 참여했다. 농림축산부에서 4억원을 지원받아 각 에피소드당 1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갔다. 에피소드별 제목은 <고마워 미안해>와 <쭈쭈> <내 동생> <고양이 키스> 등이다.

제목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들은 동물, 특히 개와 고양이다. 애완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맞춤형’ 영화다.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농림축산부의 지원자금을 신경써야 했기 때문에 동물들을 내세웠지만 영화에서는 그런 부분을 내색도 비치지 않았다. 개와 고양이가 ‘무지무지하게’ 이쁘게 나온다. 우리가 동물을 사랑하는 것, 동물과의 관계를 더 좋게 하는 것은 결국 인간사회를 위한 것이라는 주제가 돋보인다.

요즘과 같은 영화산업 환경에서 특이한 지원하에, 특이한 주제로 제작된 작품이지만 그래서 더욱더 대중적인 호응이 절실한 영화다. 이런 영화가 잘돼야 한다. 그래야 산업이 지나친 독과점 체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통로가 확보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영화는 그렇게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지는 못할 것이다. 적은 스크린에서 작은 규모의 관객수에게만 어필할 공산이 크다.

전국 스크린은 이제 두 편의 영화가 달굴 것이다. 개봉하자마자 첫 주에 140만이 넘는 관객을 모은 <캐러비안의 해적:낯선 조류>가 여전히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첫 주의 추세대로라면 이번 주를 넘기면서 단박에 200만~250만까지 관객 수를 밀어 붙일 것이다.



상영관 수가 무려 1,000개가 넘는다. 전국 2,000여개의 스크린 수의 반을 차지한다는 얘기고 극장에 가면 <캐러비안의 해적>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미국 메이저 직배사인 소니픽쳐스의 배급력이 괴물과 같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주에 개봉된 <쿵푸 팬더2>가 <캐러비안의 해적>에게는 절대적 복병이 된다. <쿵푸 팬더2>의 수입배급사는 CJ엔터테인먼트다. CJ는 국내 최대의 멀티플렉스 체인인 CGV를 갖고 있다. CGV에 걸려 있는 <캐러비안의 해적>의 상당수를 내릴 것이다. 그리고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것이다. <쿵푸 팬더2>는 특히나 연소자관람가 영화다. 관객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고, 아이들을 데리고 놀아야 하는 젊은 부모들 입장에서는 이 영화만한 것도 없다. 일명 일타삼매 영화다. 아이가 양 손에 엄마,아빠 손을 잡고 들어가기 때문에 관객 수가 폭증할 것이다. 개봉 첫 주 100만 안팎을 모을 가능성이 높다.

CJ의 고민은 <써니>일 것이다. <써니>의 흥행세가 만만치 않은 작품임에도 <쿵푸 팬더2>와 스크린 수 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 가가 난맥이다. <써니>는 직접 투자한 작품이고 <쿵푸 팬더2>는 미국 드림웍스가 제작해서 국내 배급을 맡은 케이스다. 당연히 <써니>에 집중해야 하겠지만 CJ는 오래 전부터 드림웍스의 지분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주력을 다해야 한다는 얘기다.



극장가가 이렇듯 고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우 등이 터질 수밖에 없다. 미국산 스릴러 <콜렉터>와 우리 영화 <헤드>, 이자벨 위뻬르 주연의 <코파카바나> 그리고 앞서 언급한 <미안해, 고마워> 등등은 생존해 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두뇌게임 유형의 작품으로, 백윤식과 박예진, 류덕환과 오달수 등을 캐스팅하며 의욕적으로 만든 <헤드>가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헤드>는 좀 일찍 개봉했어야 옳았던 작품이다. 따라서 이럴 때일수록 작은 영화에 신경을 써줘야 한다. 큰 영화는 좀 나중에 봐도 된다. <미안해, 고마워>같은 영화에 사람들이 좀 몰렸으면 하고 바라는 건 그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오동진 ohdjin@hanmail.net


[사진=영화 ‘쿵푸 팬더2’, ‘써니’, ‘미안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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