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백현 열애, SM이 난감해 하는 이유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이번 소녀시대의 열애는 이전 파장과는 사뭇 다르다. 그 열애의 대상이 태연과 엑소의 백현이기 때문이다. 둘 다 소녀시대와 엑소의 팬덤을 이끌고 있는 이들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충격도 그만큼 클 수 있다.

이제 막 날개를 펴는 엑소라는 점에서 팬들의 실망감은 더 클 수도 있다. 소녀시대야 연예계에서의 그 정도 위치와 경험이라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태연 이전에 윤아, 수영, 티파니 등의 멤버들이 열애사실을 밝힌 것에 대해 약간 놀라기는 했어도 대중들이 선선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던 건 그 때문이다.

하지만 그 상대가 된 엑소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최근 가장 뜨거운 최고의 아이돌 그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들이 이제 비상하는 스타트 라인에서 열애사실이 터진 것은 엑소의 향후 행보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국계 멤버인 크리스 탈퇴 파문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던 상황이었다. 이제 조금 잠잠해지나 싶은 시점에 다시 파문을 만든 격이다.

소녀시대는 그 이름 때문에 나이를 먹어가는 것에 늘 부담을 느끼던 아이돌 그룹이다. 시간이 지나면 소녀들은 점점 성숙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성숙한 나이에 누군가를 사귀고 사랑하는 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이 자연스러운 변화는 소녀시대를 자꾸 과거와 비교하게 만드는 것이 현실이다. 달라진 소녀시대가 소녀시대인가 하는 점과 나이 들어도 여전히 소녀시대는 소녀시대라는 두 축이 부딪치게 된다는 점이다.

최근 소녀시대의 가요계에서의 성적은 예전만한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작년 ‘I got a boy’가 음악적인 호불호를 만들며 논쟁을 이끌어냈던 것에 비하면 올해 발표한 ‘미스터 미스터’도 그다지 좋은 성적을 보이지 못했다. 이것은 마치 라이벌처럼 활약했던 2NE1이 올해 상당한 음악적 성과를 보여준 것과는 사뭇 대조되는 결과다.



SM으로서는 소녀시대의 이러한 행보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음악적인 파괴력은 조금씩 그 힘이 약해져가고, 그 와중에 계속해서 나오는 열애 사실 발표는 소녀시대라는 판타지 가득한 팬덤에 균열을 만들어낼 위험성이 있다. 게다가 이번처럼 상대가 엑소의 백현이라면 자칫 이것은 소녀시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 일어나는 엑소에게도 부담을 지울 수 있게 된다. SM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아이돌이라고 해서 연애를 하지 말란 법은 없고, 그것을 밝히는 것이 그리 어색한 일만은 아닌 것이 요즘 달라진 연예계다. 이것은 연예인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이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기 때문이다. 연예인이 신비한 존재로 받아들여지던 시대는 지났다. 그 정도 나이가 됐다면 밝혀지지 않아도 연애 한 번쯤을 했을 거라는 게 이제는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무리 상식적이라고 해도 실제를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은 문제다. 팬덤은 스타와 팬 사이에 일종의 애정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고 열애사실은 이 관계를 부정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느낌과 정서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팬과의 관계와 연인과의 관계는 늘 배치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함께 존립하려면 그만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처럼 갑작스럽게 터져 나오는 식이라면 충격은 피해갈 수 없다.

어쨌든 이제 소녀시대의 연애는 그 나이에 당연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연애하는 소녀시대가 소속사에 부담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만난다는 것이 잘못된 일도 아니고 어찌 보면 축복할 일이지만, 그들만을 바라보는 팬들에 대한 충분한 배려 또한 필요한 시점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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