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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나가수’, 김수미에게 배워라
기사입력 :[ 2011-06-08 10:42 ]


“깃발을 못 찾으면 요리를 해서 먹이고 나는 못 먹는 거지. 나는 정말 룰대로 하고 싶어. 언제부터 원칙을 찾았냐고? 나는 타고 날 때부터, 우리 아버지 가르침대로 원칙주의자야.”

- KBS2 <해피 선데이>‘1박 2일’ 중에서 김수미 씨의 한 마디

- 김수미, 협상과 편법에 통렬한 ‘한 방’

[엔터미디어=정석희의 그 장면 그 대사] <해피 선데이>‘1박 2일’, '여배우 특집‘에서 잠자리 복불복을 마친 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제작진의 아침 기상 미션 룰에 관한 설명이 있자 바로 그 순간, 김수미 씨가 의미심장한 말씀을 던졌다. 비록 몸소 지을 아침밥이지만 만약 깃발을 못 찾았을 시엔 자신 역시 기꺼이 규칙에 따르리라 선언한 것이다. 최고연장자인데다 직접 요리도 해주실 입장이고, 더구나 제 때에 곡기가 들어가지 않았다가는 쓰러진다는 소리도 귀띔 받았던 터라 제 아무리 독하기로 호가 난 제작진이라 한들 감히 토를 달 엄두는 못 냈지 싶다. 그러나 김수미 씨는 예외를 주장하기는커녕 오히려 원칙 사수에 나섰다. 사실 원칙주의자로서의 면모는 그날 하루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베이스캠프로 향하던 중 우연히 차안에서 찾아낸 미션 봉투 개봉의 유혹을 단호히 막던 김수미 씨, 아마 다들 기억나실 거다. 어차피 전쟁이거늘 뜯어본들 어떠냐는 강호동을 위시한 좌중의 의견을 반칙이라며 제지하지 않았던가. 결국 제작진에게 전화를 걸어 허락을 받은 뒤에야 뜯어볼 수 있었는데 평소 서로 속고 속이는 협상과 편법이 난무해온 ‘1박 2일’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솔직히 첫 번째 게임의 결정적인 패인도 상대편에서는 미리 봉투를 찾아내 다 뜯어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건 몰라도 적어도 퍼즐 맞추기에서는 꽤 시간을 벌지 않았을까? 어쨌거나 첫 대결의 참패는 팀 전원 입수로 이어졌는데 만인이 아시다시피 환갑을 넘긴 연세가 아닌가. 물에 못 들어가겠다며 어깃장을 놓는다 한들 나무랄 시청자가 어디 있겠나. 그러나 의연히 입수에 동참했는가 하면 예능 역사에 길이 남을 몰래카메라까지 성공시켜 재미를 더한 김수미 씨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원칙 지키기를 멤버들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되새겨 주신 점, 특히나 고맙다. 흔히들 예능이라고, 재미를 추구한답시고 원칙을 허투루 여겨 사단이 났던 예가 얼마나 많은가. 일찍이 ‘1박 2일’에 있었던 흡연 장면이며 불법 유턴 논란, 그리고 사직구장 방문 당시 들어야 했던 비난들도 원칙 소홀이 원인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어디 ‘1박 2일’에만 해당되는 일일까?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만 해도 최하위 탈락이라는 애초의 규칙을 뒤엎는 바람에 프로그램 존폐의 위험에 처해야 했고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잡음들 또한 원칙을 벗어난 몇몇 사안들 때문이 아니겠나.

원칙의 철학은 대체 언제부터 생긴 것이냐는 강호동의 질문에 김수미 씨는 ‘원래 타고 날 때부터’라며 항시 지니고 다닌다는 손때 묻은 명심보감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들려준 ’내 두레박줄이 짧은 줄은 모르고 남의 집 우물 깊은 것을 탓하지 마라’는 명언은 시청자의 가슴과 머리를 동시에 울렸다. 별 생각 없이 웃고 즐기자는 예능 프로그램이 굳이 교육적일 필요는 없으리라. 그러나 가끔은 이런 어르신도 만나 뵐 수 있었으면 한다.

에필로그를 통해 다시 만난 김수미 씨. “정직해서 ‘1박 2일’이 좋았다고 말씀하셨지만 선생님의 참여로 ‘1박 2일’이 앞으로 좀 더 정직해질 수 있지 싶습니다. 선생님께 평생 잊지 못할 여행이었듯이 시청자에게도 평생토록 잊지 못할 추억이자 교훈입니다.”
아, 그리고 광고 하나. 김수미 씨의 촌철살인의 말씀을 더 접하고 싶다면 QTV <수미옥>을 찾으면 된다!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entermedia.co.kr


[사진=KBS, Q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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