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투3’ 서태지, 소문난 잔치 먹을 게 없었다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불편하게 해주겠어.” <해피투게더3> 예고로 나간 박명수의 엄포는 과연 실제가 됐을까. <해피투게더3>에 서태지가 출연한다는 예고가 나간 지 몇 주 동안 인터넷은 뜨거웠다. 그 출연방식에 대한 논란까지 생겼다.

유재석과 1대1 토크를 한다는 것이 마치 특혜처럼 비춰졌지만 실상 방송을 보니 <해피투게더3>의 늘상 있던 포맷 변화 중 하나처럼 보였다. 즉 그 날의 손님이 그간 야간매점에서 나왔던 요리를 미리 신청하고, 그걸 함께 먹으며 마음을 풀어놓는 방식이다. 그리고 다른 MC들이 차례로 야간매점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

이것이 앞으로 <해피투게더3>의 새로운 형식으로 자리할 지는 미지수다. 통상 게스트 한 명을 초대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른 이러한 형식 변화는 너무 고정적인 틀 안에서만 토크가 진행되면서 어떤 한계를 보였던 <해피투게더3>의 상황을 떠올려보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서태지는 그런 면에서는 이 프로그램에 일정부분 변화를 만든 게스트가 됐다.

그렇다면 과연 <해피투게더3>의 서태지 출연은 성공적이었을까. 일단 시청률을 보면 7.5%로 오히려 이전 9월25일 8.5%를 기록했던 것에서 1%가 떨어졌다. 9월25일의 시청률이 여러모로 아시안게임의 영향 때문이라고 본다면, 그 이전의 시청률 6.4%를 기준으로 보면 1% 가량 오른 셈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변화는 서태지 출연이라는 큰 이슈에 비해 너무 소소한 것이다. 즉 시청률만으로 보면 서태지 효과는 없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방송 내용은 어땠을까. 서태지는 지금껏 한 번도 한 적 없는 사적인 이야기들을 꺼내놓기는 했다. 즉 이은성과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결혼에 골인하게 됐으며 미국에서 데이트를 했던 사진도 보여주었다. 아이 아빠로서의 다른 면모도 보여주었고 ‘소격동’ 프로젝트를 아이유와 하게 된 이유도 들려주었다. ‘엄마 같은 형’ 김종서를 통해 그가 ‘서크루지’라고 불릴 정도로 검소하면서도 쓸데는 쓰는 대인배라는 것도 보여줬다.



하지만 그런 내용들은 사실 대중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대목은 아니었을 것이다. 결국 서태지에게 대중들이 알고 싶은 건 이지아와의 결혼과 이혼에 관한 것일 수밖에 없다. 너무나 충격적인 사실이었고 이지아가 <힐링캠프>를 통해 토로한 내용들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맞는 것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해피투게더3>는 그러나 이 부분을 아주 짧게 이지아에게 “많이 미안하며 진심으로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란다”는 서태지의 말로 정리했다. 사실 시시콜콜 많은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애초에 “불편하게 해주겠다”고 으름장을 놓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훈훈한 분위기였다.

즉 생각보다 별게 없었다는 게 이번 <해피투게더3>의 서태지 출연이었다는 점이다. 대중들이 궁금해 하는 민감한 사안들은 거의 질문되지 않았고 서태지에게 엄포를 놓는 박명수의 모습은 낚시성 장면이 되어버렸다. 마지막에 서태지가 오히려 박명수에게 “불편하게 해주시죠?”라고 요청하고 여기에 박명수가 “꺼져”라고 멘트를 던지는 모습은 그래서 시청자들에게는 조금 허탈한 마음을 갖게 만들었다.

이제 시청자들의 시선은 <해피투게더3>의 유재석에서 ‘JTBC 뉴스9’의 손석희로 옮겨가고 있다. 손석희라면 조금은 더 대중들이 알고 싶은 것들을 속 시원히 들려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 그것도 방송을 봐야 알겠지만.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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