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이 깨고 있는 일본인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요즘 외국인들의 방송출연이 대세하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것은 지워낼 수 없는 과거사가 만들어낸 일종의 장벽 때문이다. 사유리나 후지이 미나,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추성훈의 아내이자 추사랑의 엄마로 주목받는 야노 시호, 최근 JTBC <비정상회담>으로 주목받고 있는 타쿠야와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와 MBC <헬로 이방인>에 출연 중인 강남도 여타의 외국인들과는 다른 자그마한 벽 같은 것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이들 일본인들이 차츰 우리네 대중들의 마음 속으로도 들어오고 있다는 건 꽤 괜찮은 진전이다. 사실 역사의 문제는 여전하지만 그것은 일본이라는 나라의 정책을 꾸리는 이들로부터 나오는 것일 뿐, 개개의 일본인들 모두의 입장은 아니다. 그들은 심지어 자국이 취해온 일련의 태도들에 불만을 토로하고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니 그런 바른 입장을 취하는 일본인들을 껴안는 것은 ‘모든 일본인들은 다 그래’ 하고 섣부른 편견을 갖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태도일 것이다.

중요한 건 이들이 방송을 통해 깨고 있는 일본인에 대한 편견이다. 일본인은 속내를 좀체 드러내지 않는다는 건 이미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조금은 거리를 두려 하는 태도가 일본인에게는 있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과도한 예의란 사실은 자기의 주변에 보이지 않는 선을 긋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대세라는 강남을 보면 이런 것들이 하나의 편견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지난 추석 때 파일럿으로 나왔다가 이번에 고정 편성된 MBC <헬로 이방인>에서 강남은 뒤늦게 합류한 멤버지만 기존 멤버들을 압도하며 금세 외국인들과 친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건 어떤 선을 오히려 그가 자꾸 넘어옴으로써 주변 사람들에게 보다 빨리 친숙함을 갖게 해준다는 점이다.

처음 소개된 리비아 출신의 아미랑에게 “귀엽다”를 연발하며 끊임없이 호감을 표현하는 강남은 마치 친오빠 같은 편안함을 선사했다. 또한 강남은 일본인들이라면 우선 떠올리는 ‘과도한 예의’를 깨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즉 신입(?) 출연자들을 데리고 시장에 가서 장은 안보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자며 “한국에서는 선배가 준 돈은 써도 된다”고 말하는 넉살은 우리가 흔히 생각해온 일본인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것이다. 또 장 봐온 걸로 다들 요리를 할 때 혼자 베짱이처럼 다른 친구들과 ‘노래로 소통(?)’하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강남은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통해 그 진가를 보여준 바 있다. 학생들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며 보여준 그의 스스럼없이 친해지는 모습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장난기 가득한 그는 학생들에게는 ‘편안한 형’ 그 자체였다. 기숙사에서 음식을 먹다가 들켜 선생님에게 불려갔을 때도 그는 그게 자신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선처해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하기도 했다.

강남이라는 이름이 최근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건 단순히 그의 장난기 가득한 예능감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흔히 갖고 있었던 일본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깨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찌 보면 일본인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 사람 같은 그 친근함을 그에게서 더 쉽게 느낀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강남에 대한 인기가 예사롭지 않게 다가오는 이유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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