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이 다른 박준형의 솔직함, 지금 예능에 딱이네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박준형에게서 느껴지는 건 차원이 다른 솔직함 그 자체다. 여자들의 가슴 성형에 대한 거부감을 얘기하면서 박준형은 기막힌 자신만의 논리를 폈다. 즉 남자들이 갖지 못한 여자의 몸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데, 성형을 한다면 그건 자기도 할 수 있는 것이 되는 게 아니냐는 것.

성형한 사람의 얼굴을 ‘접시에 치즈를 얹은 것 같은’ 얼굴로 과감하게 표현한 것에 대해 모두가 깔깔대자, 자기를 나쁜 사람 만들지 말라고 애원하는 박준형의 모습은 악의 없는 순수함 그 자체였다. 여자에 대해 “자동차도 예뻐야지 테스트 하고 싶어진다”고 한 말에 윤종신이 “비유 조심해야 된다”고 하자 급 미안하다고 말하며 다른 비유로 ‘음식’, ‘꽃’을 연거푸 찾는 모습은 박준형만이 가진 매력을 드러냈다.

사실 이런 비유는 다른 사람이 했다면 오해의 소지가 다분할 것이다. 하지만 박준형이 최근 방송을 통해 보여준 모습을 떠올려보면 거기에 아무런 악의가 없고 다만 한국어 표현이 다소 미흡하며 거기에 그의 솔직함이 덧붙여져 나온 이야기라는 걸 이해할 수 있다. 즉 다소 아슬아슬한 표현도 즐겁게 웃으며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아이가 이야기 하는 것처럼.

실로 냉동인간 박준형의 전성시대라 할만하다. GOD의 활동 재개와 함께 돌아온 박준형은 <무한도전>에 잠깐 출연하더니 tvN <오늘부터 출근>, SBS <룸메이트>에도 합류했다. 박준형은 <오늘부터 출근>에서 도무지 회사생활과 어울리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의 좌충우돌을 보여주었고, <룸메이트>에서는 처음 만나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어색할 수밖에 없는 출연자들 사이에서 특유의 친화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오늘부터 출근>에서의 박준형의 행동은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자칫 비호감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룸메이트>를 통해 그런 박준형의 행동이 아무런 사심이 없는 그의 모습 그대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 박준형이 다소 아슬아슬할 수 있는 표현이나 행동마저 오히려 자신만의 매력으로 바꿔내는 방식이다.

어찌 보면 박준형이 냉동인간으로 부활한 것은 최근 예능의 트렌드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진짜 실체를 요구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관찰카메라 형식이 잡아내는 박준형의 진짜 모습은 그 거침없는 솔직함 때문에 오히려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뭔가 가식적으로 만들어내는 착한 이미지가 아니라, 그저 툭툭 투명하게 드러나는 속내가 호감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마치 미국 사람을 보는 듯한 다소 과장된 행동, 또 어떻게 보면 주의력 결핍인 것처럼 들떠 있는 모습에 여전히 20대 수준의 언어를 구사하는 박준형은 그래서 ‘늙지 않는’ 냉동인간으로 불린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겉면만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의 차원이 다른 순수함은 그가 나이 먹지 않는 비결이다. 그리고 그 순수함은 진정성을 추구하는 지금의 예능에는 딱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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