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아무리 욕먹는 캐릭터 박명수라고 하지만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사실 박명수씨 입장에서는 '촬영 소품' 을 사용하다가 망가진 것처럼 느꼈을지 모릅니다. 말 한 마디라면,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지요. 그 때 카메라가 돌아가던 동안에 주위 등살에 떠밀려서 '미... 미안합니다' 라고 말한 게 전부였습니다. 사고가 난 이후에도 주최측 차라는 생각을 했었을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영암 KIC에서 촬영을 했던 그 날에는 개인차로 사고를 냈음을 알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건 일절 없었지요.”

<무한도전> 스피드레이서 특집에서 박명수가 연습 도중 사고를 낸 차량의 차주가 자신의 블로그에 ‘무한도전 스피드레이서 뒷이야기, 박명수를 증오하며’라는 글을 올렸다. 글의 골자는 사고를 내고도 박명수가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그것 때문에 그를 증오하게 됐다는 얘기다. 블로그 글의 내용만을 두고 보면 마치 박명수가 차를 ‘소품’처럼 빌려 쓰고는 사고를 냈음에도 차주에게 이렇다 할 사과조차 하지 않은 ‘태도에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치부되고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 스피드레이서 특집 당시에 차량을 빌려 연습하는 그 과정을 염두에 둔다면 이런 ‘직접적인 박명수 언급’은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가도 이성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즉 자신의 차량이 반파를 겪고 나서 바로 그 여파로 성적도 떨어지고 한 것 때문에 화가 날 수는 있다. 하지만 차량을 빌려줬을 때는 이미 이러한 사고를 어느 정도는 감안한 것으로 봐야 한다.

당시 촬영에 참여했던 오일기 멘토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바로 그 점은 지적하고 있다. “차량을 박명수씨가 빌린 것도 아니고 모터스포츠에 사고가 없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주행 중 사고는 일반 렌터카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물며 레이싱카라고 하고 초보레이서가 시간단축을 위한 서킷주행 중 일어난 일이고 그 부분은 차량을 딜리버리 하는 중간 누군가가 책임지고 차주분과 해결해야 되는 부분 아닌가.”



즉 차량을 빌린 건 박명수씨 개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행사 주최측에서 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면 주최측과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다. 차주의 블로그글에도 나와 있지만 차량 수리는 주최 측에 의해 이뤄졌고 그는 “차량 대여료(30만원씩 총 3회), 사고로 인한 차량 감가상각비(150만원) 등을 포함해 총 300만원을 보상” 받았다.

또한 모의 레이스를 진행할 때 오프닝을 통해서 프로그램은 차주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무한도전>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또 박명수의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그 사과의 과정이 차주가 생각하는 만큼 진심으로 다가오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연예인으로서 노출되어 있는 박명수를 거론하며 블로그에 굳이 공표했어야 했을까. 이것은 연예인으로 공개된 약점을 건드리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문제는 ‘먹튀’같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차량은 빌려줄 때부터 사고를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고, 사고가 난 후 수리도 해줬고 보상도 해준 문제다. 단지 차주가 들고 나온 문제란 ‘태도’를 지적하는 것일 뿐이다. 게다가 이건 박명수와 차주와의 1대1 관계로 벌어진 일도 아니라는 점이다. 그 중간에 주최측이 소통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면 그 문제를 주최측이나 제작진에 먼저 얘기할 수는 없었을까. 김태호 PD가 안타깝게 여기는 건 바로 이 점이다.

<무한도전> 안에서도 박명수는 한 마디로 ‘욕먹는 캐릭터’다. 하지만 그것은 캐릭터일 뿐 그의 실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런 캐릭터 때문에 이런 논란이 누군가의 빌미가 된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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