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몽이 불편하다고 독재시절 군가를 호출하다니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밤새도록 ‘멸공의 횃불’은 꺼지지 않았다. MC몽의 신보에 대한 불편함이 이토록 클 줄 누가 알았으랴. 그의 곡이 각종 음원 차트 톱10을 거의 장악하다시피하자 난데없는 ‘멸공의 횃불’이라는 군가가 검색어 1위로 떠올랐다. 군 기피 논란과 고의 발치 의혹으로 대중들의 질타를 받았던 MC몽의 컴백에 대한 불만의 표시인 셈이다.

그리고 이제 이 횃불의 불똥은 MC몽 컴백에 대해 환영의 메시지를 날렸던 연예인들에게까지 튀고 있다. 레인보우의 조현영은 자신의 트위터에 “드디어 나온 MC몽 오빠 앨범. 아 너무 오래 기다렸어요. 역시나 전곡 다 너무 좋다. 전곡 다 들으면서 출근하는 중”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비난이 쇄도하자 글을 삭제했다.

백지영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말 고생했어 몽이야. 좋은 말, 안 좋은 말 다 새겨. 그리고 음악으로 만들어줘. 네가 가지고 있는 미안함, 불안함, 사랑함, 슬퍼함, 이겨냄, 지침, 외로움, 조급함, 위축감, 우울함 모두 다 풀어내서 보답하자. 이른 축하는 하지 않을게. 이제 시작이니까. 난 어쩔 수 없는 네 누나”라는 응원 글을 올렸다. 하지만 논란과 공격이 이어지자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도 동생을 위해 큰 용기를 내고 올린 것이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세요”라고 해명 글을 올렸다.

하하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친구야 보고 싶었어”라는 글과 함께 MC몽의 뮤직비디오를 링크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심지어 <무한도전>에서 하차하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여기에 대해 진중권은 자신의 트위터에 “MC몽을 비판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 해도 그의 복귀를 축하하는 동료 연예인들까지 씹어 돌리는 것은 부당해 보인다. 거기에 대한 백지영의 트윗, 인상적이다. 멋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멸공의 횃불’이 난데없는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하고 있는데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정의’의 관점에서 MC몽의 행실을 비판하는 것은 온당한 일이나 그 방법으로 독재정권 시절에 지겹게 들었던 군가를 리바이벌 시키는 것은 내게는 몰취향해 보임. 3공의 추억은 이제 그만…”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대중들은 왜 이토록 MC몽에 대해 불편해하고 심지어 그에게 지지를 표하는 동료 가수들까지 비난하고 있는 것일까. MC몽에 대한 불편함은 ‘군대 문제’에 대해 유독 민감한 대중들의 정서를 담아내고 있다. 유승준의 사례를 통해 볼 수 있듯이 건장한 남자라면 누구나 다 치러야 하는 의무를 기피하려 했다는 사실은 공소시효 없는 불편함으로 이어지곤 한다.

하지만 여기에 불을 지핀 것은 MC몽을 돕는 동료 가수들의 이미지가 대중들에게는 대단히 불편하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대중들의 생각이나 감정은 무시한 채 ‘저들끼리 돕고 돕는’ 빗나간 동지의식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MC몽 신보에 들어간 콜라보레이션 가수들에 대한 비난에 이어 이번 음원 발표에 지지의 뜻을 보낸 가수들에 대한 비난이 이어진 것은 ‘저들만의 세상’의 주는 짜증 같은 것이다. 왜 저들은 저렇게 문제를 일으키고도 끼리끼리 잘 살아가나.

이런 대중들의 불편한 정서를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진중권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그 불편한 마음의 표현을 3공을 떠올리게 하는 ‘멸공의 횃불’로 들고 나온다는 것은 또 다른 불편함을 만든다. 21세기에 ‘멸공’이라는 반공 시절의 단어를 듣게 될 줄이야. 그만큼 MC몽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시대를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로 되돌리는 건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신나라레코드, 멜론 홈페이지]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