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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여전히 논란 중인 수학여행을 기획한 까닭
기사입력 :[ 2014-11-10 10:05 ]


아이들에게 수학여행의 추억을, ‘1박2일’이 꿈꾸는 것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이토록 즐거울 수 있는 수학여행을 그 무엇이 한때 전면 폐지하게 했었던가. <1박2일>이 출연진 모교 아이들과 함께 떠난 수학여행은 그 떠난다는 사실만으로도 학생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1박2일>답게 복불복으로 타고 갈 차량을 선택하는 게임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고, 그렇게 가다 휴게소에 들러 점심을 놓고 벌이는 복불복도 충분히 흥미로웠다.

경북 영주로 가는 길은 울긋불긋한 단풍들로 완연한 가을의 분위기를 연출했고, 그 곳에서 처음으로 들른 부석사는 학업에 지친 학생들에게는 산행만큼 힘들지만 간만의 산보의 기회를 제공했다. 친구들끼리 모여 함께 사진을 찍고 왁자하게 수다를 떠는 모습들은 누구나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가장 큰 추억거리일 것이다.

한창 이성에 관심이 많을 나이니만큼 여행에서 이성을 보고 설렘을 갖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 한 아이는 스타일리스트 누나가 예쁘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고, 한 아이는 이번 여행을 통해 알게 된 다른 학교 여학생에게 관심을 보였다. 한편 경상도 사투리가 멋있다는 한 여학생을 향해 한 양산고 학생은 “가시나야 밥 묵었나?”라고 사투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앞으로 자신들이 어떻게 될지 전혀 알 수 없는 학생들에게 미래란 복불복처럼 불투명한 어떤 것일 게다. 모교가 없는 정준영과 함께 떠나게 된 양산고 밴드 소나기를 소개하면서 가장 인기남이라는 보컬에게 김준호가 “나도 학교 다닐 때 보컬이었는데 개그맨이 됐다. 어떻게 될지 몰라”라고 말하는 대목은 우스우면서도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차태현도 거들며 “나도 축제 때 노래 불렀는데 지금은 애 아빠가 됐다”고 했다. 즉 미래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는 것. 그러니 이 이야기는 그저 현재를 충분히 즐기고 열심히 살아가라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이것은 어쩌면 여행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공부일 지도 모른다.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 오로지 공부라는 길 안에서만 왔다 갔다 하던 아이들이 아니던가. 그런 아이들에게 잠시라도 길 바깥을 경험하게 해주는 일은 그 길 안을 한 걸음 떨어져서 보게 해주는 일이기도 하다. 학창시절 수학여행이 학생들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길 바깥에도 길은 많다는 걸 체험하게 해주는 것.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후 교육부는 수학여행을 전면 금지시켰다. 물론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단체로 우 몰려가는 수학여행의 만족도가 낮은데다 수학여행의 목적이랄 수 있는 체험학습의 질도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학여행의 기억은 불편한 교통과 숙소 그리고 초라한 식사로 남는 경우도 허다하다. 게다가 세월호 참사가 제기한 안전의 문제는 부모로서도 도무지 아이를 수학여행에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갖게 만들었다.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수학여행이 재개됐지만 실제로 여행을 떠나는 학교는 많지 않다. 그만한 안전대책 등에 대해 여전히 믿음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나아진 게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학여행 자체가 잘못은 아닐 것이다. 다만 수학여행을 어떻게 잘 꾸리고 안전하게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할 일이지 아예 피하는 건 지나친 행정적인 발상이 아닐까. 사고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건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수학여행 같은 세상의 경험 자체를 못하게 하는 건 잘못된 일이다. 위험하다고 집안에만 아이를 두는 것이 어리석은 일인 것처럼.

<1박2일>이 굳이 이처럼 여전히 논란 중인 수학여행을 선택한 데는 그만한 안타까움이 있었다고 보인다. 아이들에게 학창시절의 추억을 만들어주고픈 마음이 <1박2일>의 이번 특집에는 묻어난다. 단지 피할 것이 아니라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개선해나가려는 의지가 필요하지 않을까. <1박2일>이 보여준 아이들의 수학여행은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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