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몽 이슈를 활용하려는 도발들, 너무 피로하다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MC몽은 확실히 지금 가장 뜨거운(?) 이슈임에는 분명하다. 복귀 발표에서부터 시작된 논란은 유명 가수들의 콜라보레이션에서 심지어 참여 가수들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이어졌고, 음반 자켓이 가진 ‘미스 미 오어 디스 미(miss me or diss me)’라는 도발적인 제목에 대한 노이즈 마케팅 논란까지 불거졌다.

그리고 음반이 발표되고 나온 곡들이 음원차트를 장악하자 여기에 대한 불편한 심경은 엉뚱하게도 ‘멸공의 횃불’이라는 군가를 검색어로 올리는 기현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MC몽을 지지하는 동료가수들의 SNS는 대중들의 질타를 받았다. 결국 그들 중 일부는 사과의 글을 올려야 했다. 한편에서는 MC몽이 지난 5년 간 자숙의 기간을 거친 것이 아니라 이단옆차기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해왔다는 것에 대한 비난도 쏟아진다.

MC몽에 대한 반감은 디스곡들을 탄생시켰다. ‘내가 그리웠니’라는 타이틀곡에 대해 CxBx은 ‘안 그리웠어’라는 디스곡으로 화답했다. “법을 어긴 연예인들은 걱정할 것 없어 조금만 쉬었다 컴백하면 사람들은 그걸 잊을 거야”라든가,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몽키 매직. 이건 너를 약 올리는 메시지” 등의 가사가 들어있다.

최근 서울대생이 썼다는 MC몽 디스랩 ‘어금니 꽉 물어’는 인터넷을 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어금니 꽉 물어. 없으면 말어. 그냥 그렇게 살어”로 시작하는 곡은 사회 정의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너만 소중한 2년 땜에 정의는 20년 후퇴했어. 근데 한다는 말이 고작 Miss me or Diss Me?”로 끝을 맺는다. 디스랩이라고는 하지만 기막히게 맞춰낸 라임이 눈에 띄는 곡이다.

한편 최근 인터넷 검색어 창에는 ‘헬로 비너스 멸공의 횃불’이라는 검색어가 1위에 올랐다. 걸그룹 헬로 비너스가 군 위문공연 중 주최측의 요구로 ‘멸공의 횃불’을 부르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순식간에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본래 군가를 몇 개 외우고 있었으며, 따라서 의도한 것은 아니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지만 이런 식의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흐름은 사전에 계획되지 않고는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MC몽이 논란의 중심에 섰고 그로 인해 ‘멸공의 횃불’이 검색어로 떠오르자 굳이 이를 끄집어낸 것이라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위문공연 중 군가를 그렇게 많이 불러왔다면 왜 지금껏 한 번도 화제가 된 적이 없겠는가. 그것은 그 당시에는 이 곡이 전혀 화제가 될 곡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MC몽이라는 논란의 흐름 속에서 헬로 비너스의 ‘멸공의 횃불’은 그녀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한 셈이다.

한편 진중권 교수가 얘기한대로 ‘멸공의 횃불’은 과거 유신의 잔재처럼 여겨지는 불편함을 내포한다. 물론 가사의 내용은 ‘국방의 의무’에 대한 당위가 들어 있지만 제목이 가진 ‘멸공’이라는 단어는 다름 아닌 반공시대의 잔재일 수밖에 없다. 군대라는 특수한 집단 내에서야 부를 수도 있다고 하겠지만 그것을 굳이 일상에까지 끄집어내는 건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다.

MC몽에 대한 호불호는 각자 취향의 문제다. 어떤 이들은 그를 받아들일 수도 있고 어떤 이들은 절대로 못 받아들일 수도 있다. 또 못 받아들이는 이들 중에는 그의 복귀가 상대적인 박탈감까지 주며 불쾌함을 넘은 분노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그를 가요계에서 퇴출시킬 권리? 이를 ‘대중의 갑질’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그것을 야기한 것은 신뢰의 감정을 깨버린 MC몽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러니 사랑할 권리만큼 비판할 권리도 있는 셈이다.

하지만 MC몽이라는 화두를 두고 서로 이슈성의 말이나 글이나 노래를 가져와 하나의 기회로 만들어내는 이 흐름은 너무 많은 피로감을 남긴다. 여기저기 열어보기만 하면 흘러나오는 MC몽에 대한 이야기는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그 자체로 더 중요한 다른 이슈들을 먹어버리는 괴물인지도 모른다. 이 모든 흐름을 마치 예견하기라도 한 것일까. 정작 이런 잡음을 야기한 당사자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건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웰메이드 예당, 판타지오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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