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게임’, 영화를 보다 중간에 나온 듯한 찜찜함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헝거게임-모킹제이>편에는 ‘파트1’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다. 이미 책으로는 완결된 이 ‘모킹제이’편은 그러나 영화에서는 파트1과 파트2로 나뉘어 봐야 한다. 책을 통해 기대감을 가진 관객이라면 이번 개봉한 ‘파트1’을 보며 실망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뭔가 이야기가 진행될 만 한 상황에서 엔딩 크레딧이 오르기 때문이다.

최근 할리우드판 블록버스터들을 보면 한편에 완결되기보다는 시리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영화라는 속성을 상당부분 깨뜨린 것이다. 영화는 돈 내고 극장이라는 공간에 들어가 끝을 보고 나오는 것이 그 특징이다. 하지만 이들 시리즈 영화들은 완결을 짓지 않는다. 마치 드라마처럼 ‘다음 편에 계속’으로 끝을 맺는다.

이런 영화의 완결성을 깬 작품은 <반지의 제왕> 3부작이다. 이 작품은 3부작으로 나뉘었지만 그럴만한 대작이라고 평가받았다. 스케일이 워낙 큰데다 3부작으로 나뉘어졌지만 각각의 작품들로 떼어놓고 봐도 그만한 재미를 충분히 줬기 때문이다. 그러니 시너지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반지의 제왕>의 ‘다음 편에 계속’은 아쉬움이 아니라 기대감만 더 높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작품이 이런 시리즈로 효과를 내는 건 아니다. <헝거게임>은 전작인 ‘판엠의 불꽃’, ‘캣칭 파이어’만 하더라도 연작 속에 나름의 완결성이 들어 있었다. ‘판엠의 불꽃’이 ‘헝거게임’ 속에 들어간 캣니스의 서바이벌 과정을 보여줬다면, ‘캣칭 파이어’는 그 게임의 틀을 깨버리면서 혁명의 상징으로 떠오르는 캣니스의 이야기를 보여줬다.

그렇다면 <헝거게임> ‘모킹제이 파트1’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보여준 걸까. 한 마디로 정리하면 전작에 죽은 줄 알았던 피타를 찾으며 혁명의 불길을 다시 지피는 캣니스의 이야기가 전부다. 그 과정이 흥미롭지 않은 건 아니다. 캐피톨과 반군의 전쟁이 물리적인 충돌보다 방송을 통한 선전으로 이뤄진다는 건 재미있는 설정이다. 그 안에서 캣니스는 혁명 전사의 상징이 되기 위해 연기를 요구받지만 연기가 아닌 실제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지금껏 보여준 블록버스터의 전작들을 떠올려보면 이번 ‘모킹제이 파트1’의 ‘하다 만 듯한 이야기’는 너무나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마치 드라마 시리즈의 전개과정을 보다 중간에 나온 듯한 그 찜찜함은 왜 이런 에피소드를 굳이 파트1과 파트2로 나누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만들어낸다.

이런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듯 <헝거게임-모킹제이>의 불꽃은 개봉할 때 반짝했다가 사그라들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인터스텔라>는 결코 쉽지 않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6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록을 만들었다. <헝거게임-모킹제이>의 원작을 읽은 이들이라면 이 편이 가진 흥미진진함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파트1과 파트2로 잘린 ‘모킹제이’는 미진함만을 남겼다.

최근 들어 할리우드 대작들은 완결된 한 편이 아니라 이어지는 시리즈를 만들기 시작했다. 영화관을 마치 안방극장처럼 넘나들게 하겠다는 의도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영화적 특성에 걸맞게 편편이 끊어지더라도 나름의 완결성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영화를 보러온 관객들에게 실망감만을 줄 테니 말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영화 <헝거게임-모킹제이>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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