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달인 된 김병만, ‘정글’에는 새 인물이 절실해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정글의 법칙>은 SBS 예능 프로그램 중 최고의 효자 프로그램이다. 진위 공방으로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꾸준히 제 갈 길을 간 <정글의 법칙>은 금요일 밤 시청률 경쟁에서 한 차례도 밀린 적이 없었다. 평균적으로 13%(닐슨 코리아) 정도의 시청률을 내는 <정글의 법칙>은 전체 예능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광고도 여전히 완판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글의 법칙>에 아쉬운 한 가지는 화제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어딜 간다거나 누가 합류했다거나 또 김병만이 어떤 상황을 겪었다는 것이 시시각각 기사화되어 인터넷을 달구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왠만한 일이 아니면 대중들은 <정글의 법칙>에서 벌어진 일에 시선을 집중하지 않는다.

이렇게 된 건 <정글의 법칙>을 이만큼 세워놓은 장본인인 김병만에 대한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그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잘 적응해서다. 김병만은 이제 실제 ‘정글 달인’이 되어가고 있다. 어떤 열악한 상황에서도 김병만은 당황하지 않고 적응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바다 속이든 하늘이든 아니면 정글 한 가운데에서든 그를 통해 정글의 긴장감을 느끼기는 이제 쉽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되니 김병만이 굳건히 선 자리 옆으로 병만족들의 안정감도 높아진다. <정글의 법칙>은 초창기에 병만족을 가족적인 분위기로 세우면서 잘 적응하는 인물만큼 잘 적응하지 못하는 인물 또한 한 가족으로서 꼭 필요한 존재라는 걸 보여주곤 했다. 하지만 지금의 병만족을 보면 그렇게 적응 못하는 인물들은 그리 잘 보이지 않는다. 이번 코스타리카편에서도 새롭게 투입된 이태임과 서지석이 힘겨움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금세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 면으로 보면 이번 <정글의 법칙> 코스타리카편에서 임창정이 투입된 것은 괜찮은 그림을 만들어냈다. 사실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의 밑바탕이 될 순 있어도 이 프로그램의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내는 인물은 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만큼 보여줄 걸 다 보여줬고 또 너무 잘 적응해내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대신 임창정 같은 새로운 인물이 정글 속에서 김병만의 도움 없이 혼자 척척 생존해내는 모습은 그래서 <정글의 법칙>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임창정은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그 힘겨운 정글 상황을 비틀어 웃음으로 만들어내는데도 발군이다. 또 정글이라는 환경에도 그 누구보다 잘 적응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은 이미 김병만이 완벽히 자리한 <정글의 법칙>이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새로운 단서를 제공해준다. 즉 김병만을 하나의 서바이벌 전문가로 세워두고 아예 임창정 같은 새로운 인물들의 정글 적응기를 좀 더 독립적으로 그려나가도 충분하리라는 것이다.

<정글의 법칙>에 김병만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지만, 이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앞으로 나가는데 필요한 인물은 그가 아니라 임창정 같은 새로운 인물이다. 제2의 김병만들이 나와 저마다의 색깔로 정글 적응을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 또 그것을 김병만이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는 것. 이것은 <정글의 법칙>이 좀 더 강력한 콘텐츠로 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되지 않을까.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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