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견 보호활동에서 포착된 이효리의 진심

[서병기의 트렌드] ‘사회 참여 연예인’을 뜻하는 소셜테이너가 늘고 있다. 소셜테이너는 폴리테이너와는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폴리테이너는 김을동 등 연예인 출신 정치인이나 특정 정당에 소속돼 활동하는 연예인을 말한다.

반면 소셜테이너는 사회 문제에 참여는 하지만 정당과 연결돼 있지는 않다. 정당의 도움이나 매개 없이 혼자 활동한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소셜테이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직결돼 있다. 김제동, 김여진이 트위터에 글 한 번 올리면 퍼지는 건 순식간이다. 주류언론보다 더 빠르다.

소셜테이너는 연예인의 개인적 선택의 문제다. 그리고 연예인의 사회 참여는 긍정적으로 봐주어야 한다. 사회적 응시의 객체, 사회적 소비의 대상으로만 존재하던 연예인이 우리 삶을 바꿔나가는 주체로 변화될 수 있는 길이다.

김제동은 “연예인은 대중에게 사랑받는 직업이다. 이를 다시 돌려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나의 사회 참여는 당연하다”고 소신을 밝힌다.
 
소셜테이너 하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는 노동자 권익 문제나 반값 등록금 문제 등의 집회에 참석하는 김제동과 김여진을 먼저 연상시키지만 의외로 다양하다.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는 이효리나 동물보호 운동을 폭넓게 전개해온 영화감독 임순례도 대표적인 소셜테이너다.
 
소셜테이너는 다양할수록 좋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거대 이슈에 참여하는 소셜테이너도 훌륭하지만 작지만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묵묵히 실행해나가는 소셜테이너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셜테이너의 진심은 이해하지만 조심해야 할 부분은 있다. 사회적 소신을 밝히며 소신대로 행동하고 있는 것이 뜻밖에 ‘이름 알리기 마케팅’으로 둔갑될 수 있다. 자신도 모른 사이 정치적인 것과 연관될 수 있다. 특정 정당에서 소셜테이너의 행위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경우 등이다.

이런 게 얽히고 설키면 연예인이 방송 프로그램 하나 하차하는 경우에도 정치적 해석이 가해지고, 이 자체를 ‘탄압 마케팅’이라는 본심과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로 김제동은 그런 피해를 보기도 했다.
 
소셜테이너에게 진심은 기본이고, 대중스타로서 가진 파워가 어떻게 활용, 이용되고 있는지도 체크해야 한다. 영향력이 많기 때문에 혹시 선동가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도 짚어봐야 한다.

소셜테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연예인 입장이 아니라, 해당 분야의 관심가 입장으로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연예인으로 대접 받을 생각 없이 그들과 똑 같이 생각을 공유하고 행사에 동참해야 한다. 이 점에서 김여진 김제동 박혜경은 모두 ‘모범적이고’ ‘개념 있고’ ‘대인배’ 같은 모습을 보였다.



이효리도 유기견 보호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보다 더 잘 유기견을 돌보는 것 같았다. 이효리는 유기견 ‘순심이’를 입양해 기르며 순심이와 화보를 찍기도 하는 등 애완동물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최근 SBS ‘TV 동물농장’에서 유기견 보호소를 방문해 그 곳을 청소하고 유기견들을 달래는 모습은 시청자를 감동시키고도 남았다.

이효리는 진심이 없다면 할 수 없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인간에게 받은 학대의 상처가 남아있어 개집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는 녀석을 사료로 꼬시는 모습은 엄마가 칭얼대는 아기를 달래는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이효리가 또 다르게 멋지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이효리에게 가수로서 높은 점수를 주지는 못했지만 유기견 보호 활동에 있어 누구도 이효리만큼 큰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 같다. 소셜테이너의 힘이다.
 

칼럼니스트 서병기 < 헤럴드경제 기자 > wp@heraldm.com 


[사진 = SBS, 이효리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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