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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자 씨 덕에 ‘미생’과 훈훈하게 작별했습니다
기사입력 :[ 2015-01-06 11:37 ]


‘택시’, 어떻게 12명의 ‘미생’ 출연자들을 배려했나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아무리 매주 손꼽아 기다려가며 봐온 드라마라 해도 뒤풀이 식 특집 방송에는 별 기대를 갖지 않는 편이다. 혹시나 했다가 실망만 했던 기억들 때문인데 대부분 한 마디로 포장만 요란한 선물 상자 같다고 할까? 시청률이 좀 나오겠다 싶어 졸속으로 엮은 티가 나도 너무 나더라는 얘기다. 우선 인기 있는 몇몇 스타에 집중하느라 다른 출연진을 병풍으로 만드는 분위기부터가 불만이고, 자신에게 온통 시선이 쏠리는 상황이 좋으면서도 민망해 몸 둘 바를 몰라 하는 그날의 주인공들이며 무엇보다 대본에만 의지해 도무지 생동감 있는 이야기를 끌어내지 못하는 진행자, 그렇게 펴지 안하느니만 못한 자리가 어디 한 두 번이었어야지.

그래서 tvN <현장토크쇼 택시>의 드라마 ‘<미생> 신년회’ 소식에도 역시 큰 기대감은 없었다. 오히려 마무리 한답시고 잘 닦아 놓은 길에 재나 뿌리는 건 아닌지 슬며시 걱정이 되기도 했다. 특히나 예능은 처음인 배우들이 태반인지라 영화 시상식의 싸한 객석 반응이 떠오르면서 호응도 못하고 눈치만 살피는 어색함이 연출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웬 걸, 그렇게 시청자와 출연자는 물론 관객까지 한 마음 한 뜻이 되는 훈훈한 시간일 줄이야. 어색은커녕 초대된 극중 ‘원인터내셔널’ 직원 12명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한껏 그 자리를 즐기고 있었으니까. 2회로 나누어 방송되었고 어쩌면 빤하다고 할 수 있는 ‘이상형 월드컵’이며 ‘명장면 명대사’, ‘케미 커플’ 뽑기 등이 이어졌지만 무슨 까닭인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왜 ‘미생 신년회’는 여느 드라마 특집 방송과는 다른 느낌이었던 걸까? 답은 다름 아닌 ‘애정도’다. 제작진의 드라마 <미생>을 향한 자발적인 관심의 결과물이 아니었겠나. 시켜서 억지춘향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재미있어 하며 애정을 가지고 만든 티가 나지 뭔가. 누구 하나 소홀히 여기지 않는 편집 분량이 흐뭇했고 해학이 담긴 패러디와 적재적소에 쓰인 자막, 거기에 자연스레 녹아드는 배우들의 화합이 보기 좋았다.



그리고 제작진의 열정이 제대로 빛을 볼 수 있었던 데에는 진행자의 공 또한 크다고 본다. 무려 열두 명에 달하는 출연자의 본명과 극중 이름, 직책, 서로의 관계며 대사, 에피소드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던 이영자 씨. 한 회 한 장면도 놓치지 않았기에 궁금한 점이 많았을 테고 그래서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해 다양한 질문을 던질 수 있었을 게다. 만약 이영자 씨처럼 준비된 이가 아닌 <미생>을 수박 겉핥기로 접한 이가 진행을 맡았다면? 수시로 곁가지를 치는 통에 얘기가 자꾸 샛길로 흐르지 않았을까? 오롯이 <미생>에만 몰두할 수 있었던 시간, 이게 다 이영자 씨 덕이 아닐는지.

이참에 이영자 씨 얘기를 살짝 더 보태보자면 기름을 친 양 매끄러운 진행은 아닐지 몰라도 그는 상대방의 어려움을 어루만져주고 하소연에 열심히 귀기울여줄 줄 아는 MC다. 그의 소통 능력은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 식사하셨어요?>와 KBS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를 통해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데 요즘 가장 잘나가는 스타들과 만나는 <현장토크쇼 택시>와는 조금 다른 자세로 출연자에게 집중한다. 편안하니 속 얘기를 꺼낼 수 있도록 때때로 자신의 온몸을 던져 웃음을 주기도 하고 눈을 맞추며 스스로 마음을 열어 출연자들을 무장 해제시키는 것이다. 그런 비결로 여성 MC 기근 속에서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영자 씨, 그의 2015년 행보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그에게 <미생> 속 장백기(강하늘)의 대사로 신년 인사를 건네 보련다. “이영자 씨, 내일 봅시다!”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59@daum.net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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