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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곤 훈장님 회초리엔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다
기사입력 :[ 2015-01-30 11:03 ]


‘유자식상팔자’ 폭로전서 진정성으로, 성공적 진화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MBC <무한도전>이나 <황금어장-라디오스타> 같은 몇몇은 예외지만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은 첫 회, 단 한 차례 방송으로 성패가 갈리곤 한다. 드라마야 이야기 전개에 따라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이 오르는 일이 허다해도 예능은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옛말이 제 격이더라는 얘기다. 요 근래만 봐도 예능의 판도를 바꾸어 놓은 <우리들의 일밤> ‘아빠! 어디가?’며 ‘진짜 사나이’가 그랬고 여행 신드롬을 불러온 tvN <꽃보다 할배>와 외국인 출연 붐을 일으킨 JTBC <비정상회담> 또한 그랬으니까. 그저 한 회만 보고나면 다음 주 방송을 기다리게 되고, 제작진이 누군지 이름을 찾아보게 되고, 출연자들에게도 남다른 관심을 쏟게 되지 않던가. 아마 그것이 각 방송사들이 명절이면 너나 할 것 없이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시청자의 마음을 떠보는 이유일 게다.

그런 의미에서 JTBC <유자식 상팔자>는 출발 당시에는 물음표가 남는 프로그램이었다. 우선 SBS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에서 넘어온 출연자들 때문인지 특유의 폭로식 토크가 이어지는 통에 ‘붕어빵 청소년 편’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웠고 거기에 집단토크쇼 MBC <세바퀴>와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까지 연상되면서 산만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사실 사석이든 방송이든 가족이 자리를 함께 했을 때 도를 넘는 자랑도 삼가는 것이 옳지만 서로를 향한 지나친 타박도 예의는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방송가에는 가족지간의 훈훈함은 가식이고 서로 물고 뜯어주는 편이 솔직하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만연했고 그런 낌새를 익히 아는 아이들의 당돌한 공격과 그걸 다시 받아치는 부모들의 모습이 마냥 불편했던 것.

그러나 다행히 회가 거듭되는 사이 미약하나마 변화의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예능 초보인 예절학교 훈장 김봉곤 씨의 아들 김경민 군이 방송에 적응하면서 생긴 균형에 따른 조화다. 여느 아이들과는 달리 자유롭지 못하고 농사일까지 돕는 등 누구보다 불만이 많을 처지임에도 무례하지 않은 언행과 눈빛으로 중심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화선지에 먹물을 떨어뜨린 것처럼 경민 군의 순수함이 번져갔고 거기에 어머니 입장의 오현경 씨가 52회에 진행자로 보강되면서 섬세함을 더하는가하면 조민희, 조련 씨를 비롯한 출연진의 긍정적인 면모 덕에 분위기가 일변할 수 있었다. 흔히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초반 강세였던 폭로전에서 진정성 쪽으로 무게가 실리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 방향키를 제대로 잡아준 제작진의 공이 크다고 본다. 그리고 제작진의 역량은 아이들의 예절학교 탐방기 ‘진짜 사춘기’ 편에서 빛을 발했다.



솔직히 <유자식 상팔자> 출연자들이 예절교육을 떠났다는 소리에 대다수의 아이들이 등장하는 프로그램들이 통과의례처럼 거치는 빤한 그림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웬 걸, ‘진짜 사춘기’ 두 편에 담긴 이야기들, 특히 ‘효’에 관한 교훈은 출연자를 넘어 시청자까지 반성하게 만들지 않았나. 자신의 나이만큼 매를 맞겠다고 자청한 강인준 군과 지난날의 잘못을 떠올리면 도무지 몇 대를 맞는 것이 옳은지 모르겠다는 손보승 군을 보며 나 또한 내 과거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 그 어느 때보다 체벌에 민감한 시절이지만 진심이 담긴 김봉곤 훈장님의 회초리에는 누구도 토를 달기 어렵지 싶다.

김봉곤 훈장님의 말씀 한 마디가 회초리가 되어 내 종아리를 쳤다. “아이들에게 책임을 물으려면 나도 그 책임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예와 효를 강요하듯 가르치는 동안 나는 과연 내 부모님께 예와 효를 다했었나? 부모와 자녀가 소통을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진화하는 예능 <유자식 상팔자>가 언제나 지금처럼 시청자와 교감하며 소통할 수 있기를, 그래서 웃고 즐기는 예능을 넘어 가슴을 울리는 그 무언가가 있는 프로그램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59@daum.net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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