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준,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예능 대세가 됐나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손호준에게는 도대체 어떤 특별함이 있는 걸까. 공교롭게도 손호준이 금요일밤 SBS <정글의 법칙>과 tvN <삼시세끼>에 동시에 출연하게 된 건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그것은 그가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남다른 배려와 따뜻함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정글의 법칙>에서 바로를 끔찍하게 챙기는 모습이 그렇고, <삼시세끼>에서 유해진을 따르는 모습이 그렇다.

배고픔에 시달리다가 어렵게 찾아낸 달걀 네 개로 모두 나눠먹어야 하는 상황. 바로와 반씩 나눠먹어야 하는 손호준은 그러나 바로 입에 물린 삶은 달걀을 입안으로 밀어 넣어 주었다. 유독 배고픔을 호소했던 동생에 대한 그의 애정과 배려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병만족들은 모두 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아침에 먼저 일어나 동생이 추울까봐 불을 피워 놓고 연기가 가지 않게 계속 부채질을 해대는 모습도 그렇다. 그것은 아마도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마치 친형제처럼 가까워진 우정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거의 브로맨스에 가까운 따뜻함을 전하는 건 손호준이라는 인물의 심성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삼시세끼>에서 대선배들인 차승원과 유해진 사이에서 손호준이 사랑을 독차지하게 된 것도 바로 그런 심성에서 나온다. 유해진은 손호준을 ‘묵묵하게’ 자신의 할 일을 하면서 타인을 배려하는 인물로 평가했다. 갯바위에서 유해진과 바다낚시를 함께 나간 손호준은 그를 위해 라디오도 챙겨다주고 또 앉을 수 있는 편평한 나무를 챙겨다 주기도 했다. 내세우지 않고 무심한 듯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묻어났다.



손호준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무언가를 하려는 모습을 잘 보이지 않는 인물이다. 대신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거나 어떨 때는 꿰다 논 보릿자루처럼 멍하니 앉아 있고 때로는 방송은 생각하지도 않는 듯 일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것은 과거의 예능 프로그램이었다면 직무유기 정도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이지만 요즘 같은 관찰 예능 시대에는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보여진다.

관찰 예능은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실제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하나의 덕목이 된 예능 형식이다. 그러니 억지로 하는 연기가 아니라 실제를 그대로 드러내주는 손호준 같은 새 얼굴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삼시세끼>는 물론이고 <정글의 법칙>에서도 손호준은 진짜 평상시에 하는 일상적인 모습처럼 자연스럽게 자신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그런 리얼함만이 손호준의 장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거기에는 손호준의 관계에 대해 특히 따뜻한 면면이 주는 훈훈함이 깔려있다. 그는 아래로는 바로 같은 동생을, 위로는 유해진 같은 형을 또 옆으로는 유연석 같은 친구를 배려하는 모습을 줄곧 보여 왔다. 그것이 이 건실하게 잘 큰 청년을 대중들이 잘 되길 바라고 예능 제작진들이 다시 그를 호출하는 이유일 것이다. 요즘 예능의 기대주들은 끼와 재주를 통해 탄생하지 않는다. 대신 그저 투명하게 드러나는 심성이 주는 어떤 감흥에서 생겨난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SBS,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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