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 前연인 임신 스캔들, 이건 조금 엉뚱하다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과연 이게 뉴스거리일까. 김현중과 전 여자친구 최모 씨 사이에 임신을 두고 벌어진 진실공방이 연일 뉴스로 올라오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지난해 김현중을 폭행 및 상해치사로 고소한 전 여자 친구와 잠시 재결합했다가 다시 결별했다는 것이고 그녀가 임신 중이라는 것이다.

진실공방은 엉뚱하게도 임신에 대한 양측의 대처 사이에서 나왔다. 김현중 측은 함께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향후의 일을 논의하려 했지만 “(진료약속을 했음에도) 최양 측이 수차례 이를 번복하고 응하지 않았다”고 했고, 최양 측은 “진료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이것이 “김현중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했다.

최양의 법률대리인인 썬앤파트너스의 선종문 변호사는 “이미 초음파 사진을 비롯해서 임신 입증 자료를 김현중 씨에게 전달했는데 왜 또 진료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필요성이 없다”며 “자료를 보고도 믿지 않는다는 것은 임신 자체를 믿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어 마치 대단한 일이라도 벌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내용을 보면 이렇게 맞대응을 할 만큼 대단해 보이지도 않는다. 남녀 관계에서 사귈 수도 있고 헤어질 수도 있다. 그 사이에서 다 큰 성인들이 아이를 가질 수도 있다. 결혼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이제 당사자들이 함께 고민하면 되는 일이다.

작년에 벌어진 김현중의 폭행 사건은 충분히 기사화될만한 사안이다. 그래서 그 사안과 연관된 여자 친구와의 임신 사실이 관심사가 됐을 수 있다. 하지만 임신 사실을 두고 병원에 함께 가느니 마느니 약속을 했느니 이행하지 않았느니 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대단한 일처럼 진실공방의 성격을 띠며 기사화되는 건 좀 지나친 느낌이 있다.

이러한 사생활 공개가 연예인이라는 위치가 갖는 어쩔 수 없는 대가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벌어진 일련의 연예인 관련 사건들을 들여다보면 그 사안의 내용과 상관없이 너무나 깊숙이 개인의 사생활들이 속속들이 공개되고 폭로되며 또 이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현실에 깜짝 놀라게 된다.

과거의 연예인 사생활 공개라고 하면 파파라치성 사진과 함께 올라온 열애설 정도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극히 내밀한 사적인 카카오톡 내용이 버젓이 공개되는 수준으로 접어들었다. 이것은 어찌 보면 언론보도라는 이름 하에 벌어지는 신상 털기에 가깝다.

김현중 측과 여자친구 측이 벌이는 진실공방이 조금은 엉뚱하게 생각되는 건 그 사안이 너무나 사적이고도 시시콜콜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사안까지 이렇게 진실공방의 성격을 띠며 보도되는 것은 지금 현재 사생활 공개 수준이 어디까지 와 있는가를 가늠할 수 있는 일이다. 이제는 지극히 소소한 사생활의 하나도 먼저 어떤 입장을 던지지 않으면 나중에 그것이 어떤 파장을 만들지 알 수 없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세상에 김현중과 여자 친구가 함께 병원을 가기로 약속을 했다거나 아니면 그걸 거부했다거나 아니면 약속 자체를 하지 않았다거나 하는 그런 사안보다 더 중요한 일들은 너무나 많이 널려있다. 넘쳐나는 사생활 폭로는 이제 둔감해지다 못해 피로할 지경이다. 언제까지 대중들이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봐야 한단 말인가.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키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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