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해명 대신 사죄, 그 진정성 통할 수 있을까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이병헌이 돌아왔다. 그는 임신 중인 아내 이민정을 에스코트 하고는 다시 취재진 앞에 서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무엇보다 아내와 가족들에게 평생을 갚아도 안 될 만큼 빚을 졌다. 책망도 많이 받았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여러분께 사죄하고 싶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간 모델 이지연과 걸 그룹 글램의 멤버 다희와 어울리는 과정에서 음담패설을 담은 동영상이 있다며 50억 협박을 받은 사실로 불거져 나온 일련의 사생활 논란 속에서 이병헌은 본인이 피해자의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의 질타를 한 몸에 받았다.

그것은 50억 협박을 받은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한 가족을 꾸린 남자로서 또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존재로서 적절치 못했던 행실에 대한 문제였다. 이병헌의 공판이 지속되면서 공판의 내용보다 더 집중된 것은 이 문제였다.

결국 재판부로부터 이지연과 다희가 각각 징역 1년 2개월, 징역 1년을 언도 받았고 형에 대해 서로 가볍다 과하다를 주장하며 법정공방을 계속 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큰 타격을 입은 건 다름 아닌 이병헌이었다. 아내인 이민정의 임신사실까지 알려졌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더 냉각되기도 했다. 이민정에 대한 연민이 생길수록 그 비난은 이병헌에게 돌아왔다.

하지만 이렇게 강경하게 나가던 이병헌은 지난 13일 이지연과 다희를 선처하겠다는 ‘처벌불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법정 다툼이 이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는 걸 깨닫게 된 이병헌으로서는 이를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결국 지난 11월 공판 후 3개월 만에 돌아온 이병헌은 대중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좀 더 빨리 하지 못한 사과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잘 알려진 사람으로서,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실망감과 불편함마저 끼쳐드렸다”며 자신이 “오롯이 비난 받아 마땅”하다는 입장을 얘기하기도 했다.

이병헌이 사실관계를 해명하거나 변명을 하기 보다는 이제 대놓고 속죄의 모습을 드러낸 건 한 가닥 남은 그의 절박한 가능성일 것이다. 이미 찍어놓은 영화들이 줄줄이 상영되지 못하고 적체되고 있는 상황은 그의 위기를 잘 말해준다. 자신으로 인해 영화 전체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건 그로서는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는 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내인 이민정에게 진심을 다해 남편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대중들의 마음에도 와 닿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모습이 가짜가 아니라 진짜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것. 그건 아마도 꽤 긴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이미 대중들의 마음은 멀리 떠나 있다. 그걸 되돌리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해명이 아니라 속죄하는 마음으로 돌아와 고개를 숙인 이병헌. 과연 대중들은 그의 진심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병헌으로서는 중차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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