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해진 ‘나가수3’, 왜 갈수록 화제가 안 될까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가 처음 나왔을 때를 떠올려 보면 지금 현재 시즌3의 소소함은 심지어 낯설다. 임재범과 이소라, 박정현과 김범수, 윤도현 등등 당시 가수들의 존재감은 음원차트를 거의 장악하다시피한 <나가수>의 위용으로 드러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영광은 이미 과거사가 된 것 같다. 그 흐름을 현재진행형으로 만들려던 <나가수3>는 매회 조금씩 추락하고 있는 중이다.

시청률만 봐도 이런 흐름을 읽어낼 수 있다. 첫 회에 6%(닐슨 코리아)를 기록한 <나가수3>는 이후 5.9%, 5.4%, 4.9%, 이렇게 시청률이 조금씩 빠지더니 4.3%까지 떨어졌다. 화제성도 마찬가지다. 출연가수들이 어떤 미션으로 무슨 노래를 불렀는지에 대해 그다지 화제가 되고 있지 못하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가장 큰 건 가수 라인업이 과거에 비해 너무 소소해졌다는 점이다. 그나마 박정현과 하동균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낼 뿐 다른 가수들의 노래들은 그다지 주목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박정현이 3회 연속 관객 투표 1위를 차지한 건 그녀에게는 좋은 일일지 몰라도 프로그램으로서는 결코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시청자들에게 박정현이 도드라진 존재감을 보이는 건 과거의 <나가수>를 떠올리게 만든다. 확실히 급이 다르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 것. 이렇게 되면 <나가수3>의 다른 가수들은 원년 프로그램의 가수들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그 때는 참 괜찮았었는데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이렇게 과거형으로 만들어버리는 상황은 <나가수3>에 대한 주목도를 떨어뜨린다.

이러한 라인업의 문제도 문제지만 이들을 프로그램을 통해 스토리텔링하는 방식도 너무 천편일률적이다. 과거 <나가수>가 했던 방식을 거의 답습하고 있는 상황. 그토록 비판적인 이야기들이 쏟아졌던 가수들의 고음 대결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건 <나가수>의 스토리텔링이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는 걸 말해준다.

순위를 뽑는 그 과정이야 <나가수> 본연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가수들이 어떤 스토리를 갖고 노래를 하게 되는가에 대한 영상들은 오히려 과거보다 더 사라져버렸다. 제작진들은 이것을 오히려 차별화로 생각하는 듯 하다. 즉 스토리가 아니라 음악에만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음악에 대한 집중을 높여주는 것이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을 간과한 처사다.

<나는 가수다>라는 제목에 걸맞는 다양하고 트렌디한 가수의 증명을 프로그램이 시도하지 않는다는 건 아쉬운 점이다. 가수의 증명이 과거 원년 시절에 가창력이었다면 지금은 싱어 송 라이터 같은 아티스트적인 면모일 수도 있고, 또 각자 가진 음악에 대한 다른 생각일 수도 있으며, 자기만의 독특한 색깔일 수도 있다. 이런 다양한 가수의 증명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왜 프로그램은 시도하지 않는 것일까.

이대로 가면 <나가수3>는 원년의 프로그램 명성마저 깎아먹을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어차피 이렇게 소소해질 거라면 해볼 시도는 다 해보는 것이 안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조금은 다른 스토리텔링을 과감하게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과거 그 파괴력 있던 <나가수>의 힘을 다시 느끼는 건 실로 기대하기 어려운 일일까.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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