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옥, 준비 안 된 연기는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섹시한 몸 노출이면 모든 게 다 된다? 일단 대중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부터다. 집중된 시선을 계속 붙잡아 두려면 그만한 능력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만일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그 집중된 시선은 오히려 논란만 가중시키게 된다.

몸매로 이슈가 되어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어낸 유승옥의 MBC <압구정 백야> 연기도전은 여러 모로 외모만 있지 전혀 준비가 안 된 연예인의 전형을 보는 듯 했다. 백야(박하나)를 만나는 장면에서 그녀의 연기는 어색함 그 자체였다. 표정도 어색했고 무엇보다 발성조차 잘 되지 않는 그녀에게 몰입하기란 실로 어려운 일이었다.

이렇게 준비 안 된 유승옥을 출연시킨 <압구정 백야> 입장에서는 전혀 손해볼 일이 없다. 어차피 논란을 먹어야 유지가 되는 이상한 드라마다. 그러니 유승옥처럼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인물을 연기로 투입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녀의 출연에 대한 관심은 생길 수밖에 없고, 그녀의 준비되지 않은 연기는 또한 논란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보통의 드라마라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일이지만 적어도 <압구정 백야>로서는 잃을 게 없는 장사다.

문제는 이렇게 출연한 유승옥이 무엇을 얻어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줄곧 연기자의 꿈을 얘기했던 유승옥은 과연 <압구정 백야>를 통해 연기자로서의 데뷔를 이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오히려 연기자로서는 가능성이 없다는 걸 증명해보인 건 아닐까 싶다. 연기자라면 놀라운 연기로 시청자들을 감동시키지는 못해도, 몰입을 방해할 정도의 준비되지 않은 연기는 보여주지 않는 게 예의일 것이다.

결국 각종 논란만 무성한 채 아무런 콘텐츠도 갖지 못한 클라라의 경우는 유승옥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처럼 몸매 하나로 화제가 되어 그걸로 여러 시도를 하는 건 자칫 이번 <압구정 백야>의 경우처럼 본인에게 이득이 되기보다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방송에 시선을 잡아끄는 정도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유승옥에게 지금 필요한 건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는 일이다. 어차피 방송을 통해 대중들의 주목을 받는 위치에 서게 됐다면 어떤 점들이 대중들에게 어필하는가를 스스로 들여다봐야 한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유승옥에게 집중되는 시선은 ‘몸 관리’에 있지 연기 같은 새로운 분야에 있지 않다.

차라리 이러한 자신의 특기를 살릴 수 있는 피트니스 모델이나 ‘몸 관리’ 전도사로서 방송활동을 해가는 게 훨씬 그녀에게는 이득이다. 만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자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면 이런 활동과 더불어 철저한 준비와 연습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아니라면 유승옥은 콘텐츠 부재의 문제를 남긴 클라라의 전철을 밟은 위험성이 다분하다. 준비 안 된 분야는 차라리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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