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세원의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최근 종편 채널을 돌리다 보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게 바로 방송인 서정희 관련 이슈들이다. 남편인 서세원이 복도에서 엘리베이터까지 질질 끌고 다니는 충격적인 CCTV 장면이 공개된 이후 서정희는 이 사건이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상습적이라는 걸 강조해왔다.

지난 13일 채널A에서의 서정희 단독 인터뷰 내용은 한 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다. 그녀는 19살 나이에 성폭행에 가까운 동거를 시작했다고 했고 32년 간의 결혼생활이 포로 생활 같았다고 했던 법정 증언을 거론하며, “순결을 잃으면 생명을 잃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증언대로라면 서세원은 의처증이 결혼 초기부터 심각했고, 폭행도 결혼생활 내내 이어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더 충격적인 건 폭행을 한 후 신경안정제를 먹였다는 주장이다. 만일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서세원의 폭행이 상습적이라는 차원을 넘어 비정상적인 단계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게다가 12일 공판에서 나온 서정희 씨의 증언 속에는 놀라운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것은 “서세원이 딸 서동주의 이름으로 융자를 받았고” 이어 서세원이 “여직원을 서동주와 비슷하게 성형수술 시키려 했다”는 증언이다. 서정희의 증언대로 서세원은 과연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했던 것일까.

이미 연일 쏟아진 서정희의 증언으로 과거 했던 방송들이 소환되어 새로운 의미로 해석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90년 KBS <자니윤 쇼>에 출연한 두 사람은 당시 잉꼬 부부 같은 모습으로 결혼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거기서 서정희는 “아빠(서세원)가 방송하지 말라고, 연예인 나쁘다고 하지 말라 그랬다. 그래서 다 안 한다고 했다”며 “아침에 전화해서 집에 있나 확인하고 저녁에 확인하고, 맨날 집에만 있으라고 해서 말대로 집에만 있었더니 결혼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것은 최근 서정희의 폭로와 연관지어 생각하면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기에 충분한 말이다.



또 서정희는 당시 남편이 결혼하면 다시 공부도 시켜주고,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게 해준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막상 결혼하니까 그날부터 못 나가게 하고 아기 낳으라며 화를 냈어요. 그래서 아이를 낳으니 또 낳으라고 해서 또 낳았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그저 웃기려고 하는 말처럼 들리던 것이 지금은 새로운 뉘앙스로 다가오고 있다.

중요한 건 이렇게 서정희가 계속 해서 충격적인 증언들을 쏟아내고 종편에서 이와 관련된 가십들을 쏟아내고 있는 와중에도 서세원 측은 아무런 답변이나 해명 혹은 정정 보도를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모든 걸 법적으로만 해결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자칫 이 모든 증언들을 긍정하는 듯한 인상으로 남을 수 있다. 서세원은 과연 서정희의 증언들을 모두 긍정하고 있는 것일까. 그 침묵의 의미가 궁금하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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