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사나이’와는 사뭇 달랐던 ‘라스’의 강예원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무엇이 달랐던 걸까.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강예원은 <진짜사나이>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안면홍조에 눈도 잘 안보이고 게다가 청력까지 안 좋은데다 눈물을 너무 자주 흘려 <진짜사나이>에 나왔을 때만 해도 시청자들에게 그리 호감으로만은 다가오지 않던 강예원이었다. 하지만 <라디오스타>는 특유의 과감하고 공격적인 토크방식을 통해 강예원이 가진 독특한 매력을 끄집어냈다.

심장이 약해서 쇼프로그램과 잘 맞지 않는다는 그녀는 대놓고 (상처주는 말을 많이 하는) <라디오스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잔뜩 긴장한 얼굴로 초롱초롱한 눈을 깜빡하는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 같은 느낌을 주었고, 장동민이 KBS <작정하고 본방사수>에서 날린 직격탄에 대해서 “눈에 거슬리게 안할 테니까 저 좀 살려달라고” 김민종에게 부탁했다는 말에서는 그녀의 솔직함이 묻어났다.

<라디오스타>는 먼저 눈물을 너무 흘려 논란이 되었던 강예원이 스스로 그 문제를 끄집어내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안영미가 자신에게 (그렇게 몸이 안좋고 울거면) “왜 갔냐”고 물어봤다는 것. 그녀는 거기에 대해 자신이 <진짜사나이>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체력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 즉 낯선 환경과 사람들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고 싶었다는 것.

안영미와 각을 세운 강예원은 바로 그 점 때문에 그녀의 엉뚱한 매력을 뽑아낼 수 있었다. “허언증이 있다”는 안영미의 이야기는 앞뒤가 잘 맞지 않는 강예원의 진술을 여지없이 물고 뜯으며 놀리는 MC들의 짓궂은 장난으로 이어졌다. 대인 기피는 있는데 사람을 좋아하고, 스킨 십 싫어하는데 목말을 타고 싶어하며, 성악을 했지만 노래는 안하고, 노래는 할 거지만 보진 말아달라며 또 소프라노지만 고음이 안 되는 이 엉뚱한 인물에 어찌 빠져들지 않을 수 있을까.



2009년 <해운대>로 1,100만 관객을 끌어 모았고, <하모니>로 300만 관객, 2010년 <헬로우 고스트>로 300만 이상 또 2011년 <퀵>으로 3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에 연거푸 출연했던 배우지만 대중들에게 각인된 건 다름 아닌 <진짜사나이>의 아로미로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OCN <나쁜녀석들>의 발연기 논란에 대해 “캐릭터가 이상했다”며 “안 나왔어야 되는데 나왔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연애의 맛>에서 비뇨기과 여의사 연기에 대해 서슴없이 얘기하는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건 천상 연기자라는 것이었다.

<진짜사나이>가 눈물 흘리는 모습을 너무 자주 보여줘 강예원의 다른 모습들을 잘 보여주지 못했던 반면, <라디오스타>는 연기는 물론이고 그녀의 예측 불가능한 엉뚱한 면들을 다채롭게 보여줌으로써 <진짜사나이>에서의 모습이 일면에 불과했다는 걸 알려줬다. 아로미, 변비, 울보, 멍예원 같은 별명을 갖게 되었지만 <라디오스타>는 그 모든 걸 새롭게 설명해주는 여배우이자 인간 강예원의 솔직 엉뚱한 매력을 뽑아내 보여줬다. 이것은 아마도 <라디오스타>가 스스로 밝히듯 ‘예능이 처음인 예능무식자도 말년 병장처럼 입터지게’ 만들어주는 이 프로그램만의 노하우일 것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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