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진짜사나이’에 든든한 지원군이 나타났다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새롭게 <일밤>에 포진한 <복면가왕>은 MBC 주말 예능을 부활시킬 수 있을까. 지지부진하던 <아빠 어디가>를 폐지하고 야심차게 기획됐던 <애니멀즈>는 결국 2%대까지 시청률이 추락하면서 조기에 종영됐다. 대신 그 자리에 들어온 건 지난 설 명절 특집 파일럿으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던 <복면가왕>. <복면가왕>은 일요일밤에 들어와 첫 회 6%대의 시청률을 견인하며 순항을 예고했다.

<복면가왕>의 최대 장점은 부담 없이 주말 저녁을 즐길 수 있는 신 개념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사실 주말 저녁에 쏟아져 나온 관찰 카메라들은 지금 현재 예능의 트렌드를 이루고 있지만 꽤 집중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접근성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주말에 가족들과 저녁식사라도 함께 하면서 TV를 보는 시청자들이라면 이런 집중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은 자칫 맥락을 잃기 쉽다.

하지만 <복면가왕>처럼 음악을 소재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이런 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음악은 집중해서 들어도 되지만 그저 BGM처럼 틀어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중간 중간 띄엄띄엄 봐도 그리 큰 어려움이 없다. 다른 걸 하면서도 볼 수 있다는 것이 음악 소재 예능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이다.

<케이팝스타>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주말에 잘 선택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집중하면 더 깊은 재미를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크게 무리가 되지 않는 선택이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음악처럼 세대를 불문하고 공감할 수 있는 소재도 없다. 과거 <나는 가수다>가 주말 밤을 그토록 달궜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여기에 <복면가왕>은 ‘복면’이라는 장치를 씌움으로써 오디션의 경쟁보다 오락 프로그램으로서의 재미를 더 가미했다. 즉 편견을 없애는 장치로서의 복면은 음악으로 평가받는 <나는 가수다>같은 엄밀한 경쟁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상당 부분 이완시켜준다. 복면을 쓰고 나니 더 자유롭게 노래할 수 있다는 역설이 생기는 것.

게다가 복면이라는 장치 자체가 이 오디션을 하나의 게임처럼 만들어낸다. 강균성은 일부러 자신의 존재를 들키지 않기 위해 다른 목소리로 노래를 했다. 여기에 대해 그 복면의 주인공이 누구인가를 갖고 각론을 벌이는 패널들 중 신봉선은 그가 이기려고 나온 게 아니고 웃기려고 나온 것이라는 얘기를 꺼냈다. 즉 강균성 같은 출연자는 복면을 쓰게 됨으로써 노래를 평가받는 무대를 즐기는 무대로 바꿔주는 역할을 해준다.

이런 장치도 2차 대결로 들어가면 훨씬 더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듀엣으로 부르던 노래를 이제 솔로로 해야 하고 누가 우승할 것인가에 보다 집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결 역시 일반적인 오디션 대결과는 사뭇 다르다. 노래에 대한 집중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 노래를 부르는 주인공이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자칫 오디션으로 경직될 수 있는 분위기를 누그러뜨린다.

여러 모로 <복면가왕>은 주말 예능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음악이 주는 즐거움과 미스터리한 추리와 궁금증을 유발하는 복면이라는 장치가 부담 없는 즐거움을 선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복면가왕>은 그간 주춤했던 <일밤>을 다시 세워놓을 수 있을까. <진짜사나이>가 선전하고 있는 <일밤>에 <복면가왕>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나타났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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