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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변호사’, SBS 드라마의 저주 풀 수 있을까
기사입력 :[ 2015-04-25 16:20 ]


‘이혼변호사’, SBS의 괜찮은 승부수인 이유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진규의 옆구리tv] 언젠가부터 SBS의 주말 밤 9시부터 11시까지 방영되는 주말드라마 두 편은 모두 파리 날리는 식당 신세였다. 시청률이 가장 잘 나오는 시간대였지만 정작 SBS 드라마에게는 저주의 타임이었다. 어떤 드라마가 방영되건 시청자들의 관심 밖이었다.

물론 한때 영광스러운 시절도 잠깐 있었다. 김은숙 작가의 <시크릿가든>과 <신사의 품격>으로 높은 시청률을 끌어올린 시간대가 밤10시 심야시간대였다. 하지만 2014년 초 김수현 작가의 <세 번 결혼하는 여자>가 그럭저럭 선방한 이후 주말 밤 10시 드라마들은 모두 같은 시간대의 MBC드라마에 맥을 못 췄다.

10시 드라마보다 한 시간 전에 방영되는 SBS 주말극장은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 2천년대 중반 임성한 작가의 <하늘이시여> 이후 그렇다할 인기작을 내놓지 못했다. 대부분 조기종영 아니면 시청률은 그럭저럭 괜찮지만 일일드라마와 별반 다르지 않은 드라마들이 전부였다. 2014년부터 말부터 이 시간대에 <모던파더>, <떴다! 패밀리>처럼 가벼운 시트콤 성격의 드라마를 연이어 방영했으나 시청자들의 반응이 썩 좋진 않았다.

결국 9시 드라마가 폐지되고 말았으며 10시 드라마였던 <내 마음 반짝반짝> 또한 조기종영 됐다. 지난 4월 18일부터 새로 시작한 SBS의 주말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은 원래 드라마 방영이 폐지된 9시 시간대에 방영예정인 작품이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은 전형적인 주말드라마의 분위기인 전작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9시에 방영되던 <모던 파머>나 <떴다, 패밀리>처럼 코믹하고 신선한 시트콤의 분위기도 풍긴다. 하지만 대중적인 유머코드와는 다소 멀어보였던 두 작품과 다르게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은 로맨스와 법정스토리를 적절히 배합하면서 은근히 흥미를 자극한다. 거기에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은 안 했지만 다양한 케이스의 이혼사례가 등장하면서 <사랑과 전쟁> 분위기의 재미도 줄 것 같은 인상을 준다.

희한하게도 조여정, 연우진 두 남녀주인공이 이끄는 젊고 발랄해진 <사랑과 전쟁>을 보고 있는 기분이랄까? 사실 <사랑과 전쟁> 또한 뻔하고 뻔한 미니시리즈나 일일극에 비해 탁월한 반전과 흥미로운 상황들을 보여주던 단막극이었으니 말이다.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은 이혼 변호사는 최고이자 직장상사로는 최악인 고척희(조여정)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그녀는 이혼을 불행한 만남 끝 새로운 축복으로 생각하는 변호사다. 하지만 재벌가의 남자와 결혼한 여배우 한미리(이엘)의 이혼소송을 맡으면서 그녀는 변호사로서는 해선 안 될 불법 증거를 사용해 변호사 자격을 정지 당한다. 물론 거기에 더해 고척희는 자신이 믿었던 의뢰인인 한미리가 실은 이혼을 위해 변호사인 그녀를 이용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

삼 년 후 고척희는 자신이 부리던 사무장 소정우(연우진)가 변호사로 있는 로펌에 사무장으로 들어간다. 법정싸움에 대한 센스와 감각은 탁월하지만 워커홀릭에 냉혈한 같은 고척희와 달리 소정우는 따스하고 인간적인 감성을 가진 변호사다. 그렇기에 이혼 문제로 찾아온 의뢰인에게도 고척희와 소정우의 반응은 각각 다르다. 고척희는 의뢰인이 재빠르게 이혼할 수 있는 루트를 찾아주는 반면, 소정우는 의뢰인이 이혼을 다시 한 번 재고해 보도록 힘쓰는 데 주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각기 다른 성향의 이혼 전문 변호사가 이혼에 대해 각기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다 결국 서로 가까워지는 이야기가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의 기둥 줄거리가 아닐까 싶다.

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은 드라마의 흐름도 괜찮지만 대진운도 나쁘지 않다. 경쟁작인 MBC의 <여왕의 꽃>이 올드함과 진부함을 넘어 따분함까지 보여주는 판국이다.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에는 <여왕의 꽃>에 등장하는 온갖 욕망의 불꽃을 다 피워대도 지루해 보이는 여주인공도 없고, 주요 인물들이 떠들어대는 횡설수설한 독백이나, 한물간 농담도 없다. 여주인공은 약았지만 은근히 개그감이 살아 있고, 인물들이 재빠르게 치고 빠지는 대사는 감각 있으며, 작가는 농담을 상큼하게 요리할 줄 안다. 언뜻 보기에는 시시해 보이지만 은근히 톡 쏘는 알맹이 씹히는 맛이 나는 드라마인 셈이다. 하지만 SBS의 죽어 있는 주말 밤 10시를 살릴 만한 힘이 있을지 거기까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이 드라마의 시작이 좋은 것만은 확실하다.

칼럼니스트 박진규 pillgoo9@gmail.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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