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국적 버릴 땐 언제고 왜 이제야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저를 기억하시는지요? 한국을 떠난 지 13년 만입니다.” 사실 지금 세대들에게 유승준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한때는 가요계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었으나 병역 문제를 앞두고 국적을 포기함으로써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던 인물. 당시 그가 누리던 인기는 커다란 실망감과 함께 국민적인 분노로까지 이어졌고 결국 입국 금지 조치까지 내려지기에 이르렀다.

그가 13년 만에 우리네 대중들 앞에 다시 서려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떨리고 조심스럽지만 진실 되고 솔직한 마음으로 서겠습니다. 진실만을 말하겠습니다. 너무 늦어서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정말 죄송합니다. 5월 19일 저녁 10시 30분에 뵙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아직 아름다운 청년이고픈 유승준’이라고 자신의 소망을 밝혔다.

사실 입국 금지 조치까지 내려진 것에 대해서는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2007년 성시경은 <무릎팍도사>에 나와 연예인을 공인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유승준씨 병역기피문제에 대한 분노와 실망은 국민감정의 문제인데 이러한 비판과 판단은 엄격히 말하면 옳지 않다”며 “유승준씨를 싫어하는 것은 개인적인 선호도의 문제일 뿐이다. 과거 유승준씨 입국거부 문제처럼 나라가 직접 나서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즉 성시경은 당시 유승준을 두둔하기 위해 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런 일에 나라까지 나서서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리는 법적용의 과도함을 비판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2007년 당시에도 또 지금 현재에도 이러한 시각에 대한 찬반 여론은 팽팽하게 나뉘어져 있다. 여전히 그를 용서할 수 없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적어도 입국거부 같은 과한 조치는 풀어줘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유승준은 “한국 가고 싶다는 아들 말에 억장이 무너진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런데 이 발언에 대해서는 대중들은 시큰둥해하는 눈치다. 즉 유승준이 아들을 내세워 일종의 동정표를 얻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국민 정서의 문제가 크기 때문에 유승준이 보이는 일련의 행동들이 모두 그것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방편처럼 여겨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유승준의 심경 고백을 중계할 것으로 알려진 신현원프로덕션의 대표는 공소시효를 거론하며 13년이란 기간은 “어느 정도 죗값을 치렀다고 보는 면”이 있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해 병무청쪽은 단호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무청은 “국민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본인 스스로 국적을 버린 외국인에 대해서는 논할 가치도 없다”며 “법에 따라 영원히 국적을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입국 금지 해제도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병무청이 이렇게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건 유승준을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병무청은 그를 유승준이 아니라 스티브 유라는 외국인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국민 정서에 반하는 외국인에 대한 합당한 조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궁금해지는 건 왜 유승준이 그토록 한국으로 돌아오려 하는가 하는 점이다. 그는 국적을 포기할 때 이미 어떤 결정을 내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 그가 돌아오려 하는 것이 단지 입국 금지된 상황을 풀겠다는 걸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국내에서 연예활동을 하겠다는 것인지도 모호하다. 외국인이라고 해도 입국 금지는 과하다고 여겨지는 면이 있지만, 만일 국내에서 다시 연예활동을 재개하겠다는 생각이라면 그건 너무 무리수라고 여겨지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어느 쪽일까. 그는 왜 굳이 한국으로 돌아오려는 것일까.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신현원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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