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근 복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2013년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던 방송인 이수근은 모든 활동을 접었다. 그리고 1년 6개월이 지났다. 그가 조심스럽게 방송 복귀의 작은 행보를 옮기고 있다. 오는 16일 방송 예정인 tvN ‘SNL코리아’ 김병만편에 게스트로 출연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병만의 제안에 의해 고심 끝에 출연 결심을 했다고 한다.

‘방송 복귀’라는 표현에 소속사측은 조심스런 입장이다. “향후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고, “이번 ‘SNL 코리아’ 출연 역시 방송 복귀라고 하기엔 조심스럽다”고 했다. 그만큼 이수근의 방송 복귀에 대한 대중들의 곱지 않은 정서를 의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첫 발이 어렵지 일단 작은 자리를 통해서나마 방송에 얼굴을 보이면 다른 자리에 설 수 있는 기회는 분명 열릴 것이다. 부정해도 결과적으론 방송 복귀의 수순이 될 거라는 점이다.

사실 자숙기간으로서 1년 6개월은 짧지도 그렇다고 길지도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 갖는 자숙기간은 정해진 것이 없다. 그것은 사안에 따른 것일 수도 있지만 가장 근본적으로 얘기하면 해당 연예인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똑같은 사안이라도 자숙기간이 짧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즉 기간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해당 연예인에 대한 대중들의 정서가 어느 정도 풀려져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수근은 어떨까. 그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그리 좋지만은 못하다. 이것은 그가 과거 토크쇼 등에서 가족들 이야기를 꺼내며 눈물을 흘리고 했던 모습들이 드러난 도박 사건으로 마치 가식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당시 대중들이 심정적인 지지를 보냈던 만큼 그 실망감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또한 사건이 터지기 전 이수근의 예능에서의 활약이 예전만 못했던 점들도 그에 대한 대중정서가 좀체 풀리지 않는 이유로 작용한다. 즉 연예인의 인기나 호감도는 그가 잘못이나 실수를 했을 때에도 어느 정도 동정적인 시선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수근은 과거 <1박2일> 시절에 최전성기를 누리던 이후 많은 방송에 출연했지만 이렇다 할 한 방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방송 환경이 점점 리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 콩트 코미디에 바탕을 두고 있는 이수근이 이런 변화에 제대로 적응했는지도 미지수다. 사실 이수근은 혼자 서 있는 것보다는 주변에 누군가와 함께 서 있을 때 자기 역할을 보이곤 했다. 강호동이나 김병만은 그래서 그의 존재가치를 옆에서 지지해준 동료들이기도 하다.

이수근은 복귀할 수도 있고 아니면 소속사 말처럼 아직은 조심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복귀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도 결국 중요한 건 그가 복귀해서 현 예능 상황을 적응해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일 것이다. 지금의 예능은 연예인들의 프리미엄이 사라진 지 오래다. 강호동도 유재석도 지금의 환경이 결코 쉽지는 않다. 게다가 리얼리티쇼가 예능 트렌드로 들어오면서 개인기나 예능감보다 중요해진 건 신선한 캐릭터와 인성 그 자체가 되고 있다. 이수근은 과연 이런 변화에 대비하고 있을까. 이것은 어쩌면 이수근에게는 복귀보다 더 넘기 힘든 장벽이 될 수도 있다.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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