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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텔’, 인터넷 방송서 잔뼈 굵은 김구라 내공
기사입력 :[ 2015-07-05 13:00 ]


‘마리텔’ 김구라, 기막힌 뒤죽박죽 콜라보레이션

[엔터미디어=정덕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김구라의 위치는 특이하다. 사실 이 개인방송 콘셉트의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을 끌어 모아 이기려면 ‘재미’를 우선순위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 조금만 재미없어도 ‘노잼’이라고 댓글이 올라오고, 잘 모르는 게스트가 출연해도 ‘노잼’이다. 반면 확실한 재미가 선사되면 곧바로 ‘꿀잼’이 올라온다. 노잼과 꿀잼.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재미가 그 중심이다.

그런데 김구라는 거기서 이른바 ‘공부 방송’을 한다. 역사 선생님을 모셔와 역사 강의를 하고, 경제 전문가를 데려와 경제 강의를 한다. 미술, 야구, 세계사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트루 스토리’라는 주제를 갖고 있지만 ‘정보 지식 쇼’에 가깝다. 김구라가 갖고 있는 독특한 영역이 그래서이기 때문일 것이지만, 정보와 지식이 이렇게 하나의 재미있는 방송이 될 수 있다는 건 놀라운 발견이다.

사실 매번 김구라가 그 날의 주제로 어떤 공부나 지식을 제시할 때마다 나오는 반응은 모두 ‘노잼’이고 ‘수면방송’이다. 그런 반응은 김구라 역시 예상하고 있는 일이다. 그런데 왜 김구라는 그런 예상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지식을 방송 프로그램화하는 도전을 고집하고 있는 걸까. 거기에는 김구라가 가진 자신감과 무언가 자기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결국 개인방송이란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승부수가 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노잼’일 것만 같은 ‘공부 방송’이 의외로 재미지다. 들여다보면 볼수록 기대하지 않았던 의외의 재미들이 쑥쑥 뽑아져 나온다. 이를테면 세계사 강의를 위해 역사학자 함규진 교수를 초빙해놓고 정보적 재미를 던질 때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고 멍해져 있는 김새롬과 동현군의 표정이 그렇다. 이런 표정이 나올 때면 여지없이 촌철살인의 댓글들이 쏟아져 나오며 방송에 재미를 덧붙인다.



공부 방송으로 시작하지만 갑자기 김새롬과 동현의 도토리 키 재기식으로 하는 뜬금없는 세계사 퀴즈쇼가 이어지고, 거기에 멀티 악기 연주자인 권병호가 등장해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는 악기로 배경음악을 깔아준다. 이 흐름은 김구라 혼자 앉아 있다가 조금씩 출연자들이 많아지고 나중에는 이들이 저 마다의 역할과 소리를 내는 왁자지껄함으로 변화해간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조화 혹은 부조화를 이루는 것 자체가 하나의 재미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역시 댓글로 참여하는 네티즌들이다. 어찌 보면 이 김구라의 방송은 네티즌들의 반응에 의해 구성된다고도 여겨진다. 재미없는 것에도 네티즌들이 기막힌 댓글로 그 재미없음을 표현하면 의외로 빵 터지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김구라의 왼쪽에만 흥건하게 젖은 겨드랑이 땀이 화제가 되면서 ‘아수라 겨땀’, ‘겨드랑이가 좌파네’, ‘겨리비안베이’, ‘겨부격차’, ‘겨대강사업’, ‘겨땀 양극화’ 같은 포복절도의 댓글들이 연달아 쏟아지는 건 그래서 이 방송의 진짜 동력이 어디서 나오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세계사 공부를 하다가 엉뚱하게도 그 시대사적 상황에 맞는 악기 연주가 들어가고 그러다 김구라의 겨드랑이 땀 이야기에 빵빵 터지는 것. 이것이 김구라의 기막힌 뒤죽박죽 콜라보레이션 방송의 묘미다. 공부 이야기에 기대감 자체가 빠져 있던 네티즌들은 그래서 의외로 터지는 이 방송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역시 인터넷 방송에서 잔뼈가 굵은 김구라의 내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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