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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크림 표시를 둘러싼 오해
기사입력 :[ 2011-07-12 16:59 ]


[엔터미디어=백우진의 잡학시대] 뭘 모르고 맨 얼굴로 마라톤을 몇 년 했더니 피부가 검어졌다. 그래서 요즘에는 얼굴이 더 타지 말라고 선스크린 크림(이하 선크림)을 가끔 바른다. 새로 마련한 선 크림에는 자외선 차단 정도가 다음과 같이 표시돼 있다.

SPF 40
PA ++

자외선 차단 정도를 두 가지로 나타내는 것은 자외선이 두 종류가 있기 때문이다. 자외선A는 피부에 주름이 지게 하고, 자외선B는 살갗을 그을린다. 둘 다 피부암의 원인이 된다.

SPF 수치는 자외선B를 차단하는 정도를 표시한다. 국내에 나온 선크림에서 가장 높은 수치는 50이다. 해외에서는 50을 넘는 제품도 판매한다.

PA 뒤 +는 국내에서는 +, ++, +++ 세 단계이고, +가 많을수록 자외선A를 잘 막는다는 뜻이다.

이런 아이디어가 떠오를 법하다. ‘자외선A, 자외선B, SPF, PA…. 여기에 SPF 수치와 PA의 + 개수…. 복잡하다. 더 간단히 표시하는 방법이 없을까?’

SPF와 PA 표시를 통합하면 어떨까? 즉 SPF 40인 제품이 자외선B를 막는 정도로 자외선A로부터도 피부를 보호해줄 때, ‘광범위 SPF 40’이라고 쓰는 방안은 어떨까. PA와 + 표시는 생략해도 된다. 다시 말해 ‘SPF 40 PA ++’이 ‘광범위 SPF 40’으로 간단해지는 것이다.

소비자는 제품 정보를 이전보다 훨씬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제조업체는 광범위한 SPF 수치를 맞추기 위해 제품 성분을 이전과 다르게 조합해야 한다. 예들 들어기존의 ‘SPF 40 PA ++’ 제품에서 PA++가 SPF40을 초과하거나 미달할 수 있고, 그럴 때엔 PA++ 수준을 조정해야 한다.

이 내용이 바로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지난 달 발표한 선크림 표시 제도 변경의 골자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선크림에는 새 표시 규정을 내년 여름부터 적용해야 한다. 물론 그 전에 반영해도 된다.

괜찮은 제도 변경이다. ‘이미 몇 주 지난 얘기를 왜 화제 삼는지 모르겠다’는 독자가 계시리라. 우선 국내 독자에게 FDA의 발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매체의 꼼꼼하지 않은 번역 탓이다. 다음은 한 신문의 기사.

“이 지침에 따르면 SPF(Sun Protection Factor·자외선 차단지수) 15 미만인 선크림의 경우 효과 표기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태양의 자외선A와 B를 모두 차단하고, SPF가 15 이상인 선크림만 일광 화상(sunburn), 피부암, 피부노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을 라벨에 기재할 수 있다. 또 자외선A와 B를 모두 차단할 수 있어야 ‘광범위(broad spectrum)’ 선크림이라는 표시를 할 수 있다. FDA는 일부 선크림 회사들이 자외선A 차단강도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4단계의 별(star) 시스템 역시 쓸 수 없도록 했다.”

이 기사에 틀린 내용은 없다. 그러나 ‘새 규정에서는 자외선A 차단 정도를 표시하는 기존 + 방식을 쓰지 못하도록 한다’고 하지만 그럼 자외선A를 차단하는 정도는 어떻게 표시하는지를 설명하지 않았다. ‘자외선A와 B를 모두 차단하고 SPF가 15 이상인 선크림’이라는 대목이 있는데, SPF 15 이상이면서 자외선A를 차단하는 제품의 조합은 매우 폭이 넓다. 이 대목이 중요한 것은 통합 표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FDA가 내놓은 문답자료 중 관련 대목은 다음과 같다.

Sunscreens that pass the new broad spectrum test will have demonstrated that they also provide ultraviolet A(UVA) protection that is proportional to their UVB protection. Under the new label requirements, a higher SPF value for sunscreens labeled “Broad Spectrum SPF [value]” will indicate a higher level of protection from both UVA and UVB radiation.

국내 정책 담당 부서에서도 FDA의 새 제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듯하다. 식약청 관계자는 중앙일보 주간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의 질의에 대해 “국내 PA, SPF 기준은 이미 시장에 정착된 상태고 미국 표시 기준보다 더 구체적이라 FDA가 변경한 영향을 받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는 알기 쉬운 선크림 표시를 상당 기간 볼 수 없을 듯하다.


칼럼니스트 백우진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cobalt@joongang.co.kr


[사진 = 아임닥터 더마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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