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이 대체불가 방송인이라도 된단 말인가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강용석은 대체불가의 방송인인가. 강용석 관련 논란은 꽤 오래도록 다양하게 쏟아져 나왔다. 아나운서 성희롱 논란은 그에게 꼬리표처럼 달라붙은 논란이었고, 방송 출연 역시 이미지 세탁 논란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최근에는 불륜스캔들이 불거져 나와 지금 현재 법정소송과 진실공방이 진행 중이다. 보통 이 정도 되면 방송사나 프로그램 제작진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사안의 진위와 상관없이 끝없이 이어지는 논란의 연속은 방송으로서는 불편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방송사들과 프로그램 제작진들의 강용석 하차에 대한 입장은 미온적이다. 최근 tvN <수요미식회> 하차가 결정됐지만 사실 이 프로그램에서 강용석의 역할은 미미하다. 게다가 그는 미식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도 그리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러니 강용석의 <수요미식회> 하차는 그리 대단한 결정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대신 <강용석의 고소한 19>의 강용석 출연은 계속 유지하겠다는 게 tvN측의 공식입장이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강용석을 하차시키면 완전히 새로운 진영을 꾸려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 새로운 버전이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다. 과거 엠넷에서 방영해 화제가 되었던 <문희준의 순결한 15>를 떠올려보라. 그 연장선에서 또 다른 무언가를 내놓을 수도 있지 않을까.

강용석 하차에 미온적인 것은 JTBC도 마찬가지다. JTBC는 <썰전>, <유자식상팔자> 등에 출연 중이다. <썰전>은 사실상 강용석이 방송인 이미지를 세운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그가 빠져나간다면 대체할 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썰전>은 ‘예능심판자’에서 강용석을 먼저 하차시켰고 그 후에는 이 코너 자체를 없애 경제 코너로 대치했다.

만일 강용석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게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것만으로도 방송 하차는 당연한 일이 될 것이다. 방송인에게 신뢰란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tvN이나 JTBC나 강용석에 대해서는 발 하나를 빼고는 있지만 그래도 두고 보겠다는 입장이다. 불륜스캔들의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지만 무엇이 진실인지 아직까지 명쾌하게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방송사와 출연자 간의 문제로 바라볼 때의 이야기다. 진실이 무엇인지가 명확하게 밝혀져야 방송사가 조치를 취해도 취한다는 입장이니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빠진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시청자들의 입장이다. 이미 강용석의 불륜스캔들로 시청자들은 그가 방송에 나오는 것을 보는 것 자체에 피로감을 느끼는 상황이다.

이런 피로감을 알고 있다면 당사자인 강용석이 무언가 명쾌한 증거를 보여줘야 하지만(그는 이를테면 여권 기록 같은 마음만 먹으면 내놓을 수 있는 증거가 있다.) 무슨 일인지 이를 대중들에게 내보이지 않고 있다. 그것은 방송을 하는 사람으로서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가 아닐 것이다. 이런 행동은 그에 대한 의혹과 불신만을 깊게 만들 것이니 그에게도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다.

방송사라도 나서서 이 사태를 명쾌히 매듭지으라고 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어쩐 일인지 방송사도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그가 대체불가의 방송인이기 때문일까. 대신 이 스캔들의 추이를 바라보며 만일의 사태를 준비하는 정도의 미온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 피로함이 자칫 방송사로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청자를 위해서, 방송사를 위해서, 예능 프로그램을 위해서 또 강용석 당사자를 위해서라도 진실을 보다 빨리 밝혀야 하는 게 아닐까.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tvN,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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