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민, 자신감의 원천은 음악[인터뷰2]

[엔터미디어=정석희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 김종민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자신을 포장하지 않는다’였다. 지나치게 솔직해 순간순간 급변하는 매니저의 표정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였다고 할까? 긍정적 에너지와 낙천적 마인드로 무장하고는 정작 상대편은 솔직함으로 무장해제 시키는 김종민이 과연 음악과 예능,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인터뷰 정석희칼럼니스트, 정리 최정은)

정석희: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니려고 노력해온 게 꽤 효험이 있나 봐요?

김종민: 달라지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데 제 스스로의 생각으로는 요즘의 자신감, 그건 음반 활동에서 나왔지 않나 합니다.

정석희: 솔로 음반 활동으로 자신감이 생겼다고요? 진짜에요? <1박 2일>에서 보니 음을 아예 못 잡아 이승기 씨의 도움을 받기까지 하던데요?

김종민: (억울해 하며) MR은 기타와 좀 다르거든요. 음이 틀려지면 잘 못 찾아요. 가수들 중에도 반 정도는…… 아니 한 반의 반 정도? 하하. 그렇지만 이번 음반, 에어로빅이나 클럽 쪽에서 꽤 반응이 좋아요. 모르셨죠? 어머님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고, ‘김종민’치면 연관 검색어로 에어로빅이 나오기도 했거든요. 그 덕에 음원 차트가 기대 이상 높아서 다들 놀라고 있어요. 저 역시 깜짝 놀랐고요.

정석희: 그런데 댄스에 일가견이 있잖아요? 김종민 씨 의 댄스에는 ‘김종민 표’ 동작들이 있죠?

김종민: 시대에 뒤쳐지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애를 쓰고요. 그것을 ‘코요테’와 접목 시키려 노력을 합니다. 한동안 코요테가 파란만장 일들이 많았는데요 이제 곧 새 앨범이 나오면 파격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 드리기 위해 이런저런 구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정석희: 그런 말을 하니 정말 리더다워 보이네요. 사실은 신지 씨가 리더가 아니라는 사실이 신기했어요.

김종민: 그런 얘기 많이 들어요. 살면서 리더 노릇하긴 처음이에요. (웃음) 신지는 평생의 동반자에요. 남매와 다름없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제가 되는 대로 말을 늘어놓으면 제 말을 정리해주고 때로는 변명까지 해줘요. 신지 덕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기와는 다르게 속내가 너무 여려요. 예능에 나와서도 그렇고 솔로 무대에 올라 떨었던 것도 속이 너무 여려서 그런 거예요.

정석희: 주변에 신지 씨처럼 도움을 주는 친구들이 많나요?

김종민: 제가 인복이 많아요.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아서 의기소침해 있으면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해 주고 도와줘요. 그중 하하는 파이팅이 넘치는 친구인데요. 의지가 많이 돼요.

정석희: 둘이 비슷한 시기에 소집 해제를 맞았지만 하하 씨의 예능 적응은 수월한 편이었잖아요? 초조 하지는 않았나요?

김종민: 그 당시 초조하기는 했지만 하하 때문에 초조한 것은 아니었어요. 제가 소집 해제 하는 날 수많은 매체에서 취재를 오셨잖아요? 하하가 갈 때는 ‘게릴라 콘서트’도 열고 대단한 환송 무드였는데 올 때는 제가 귀환특집이다 뭐다 해서 더 떠들썩하게 돌아왔어요. 그 의미는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그 만큼 컸다는 거거든요. 또 제가 없는 동안 <1박 2일>의 시청률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었고요. <1박 2일>에 저를 다시 넣어 주신 분들이 시청자들이신데 다시 데려온 애가 잘 못하니 더 크게 실망하셨을 것 같더라고요. 그 점이 계속 마음의 빚이었죠.



정석희: 가수나 방송인 말고 되고 싶었던 것이 있나요? 어릴 적 일은 옥상에서 뛰어내렸다는 얘기 외엔 들은 게 없지 싶어요.

김종민: 전에 어딘가에서 말씀 드렸던 건데, 어릴 때는 육사에 가고 싶었어요. 단지 그냥 멋있어서요. 그런데 청소년기가 되면서 뭘 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졌어요.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죠. 만날 집에만 있고 노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한 마디로 무기력 했죠. 그러다 고등학교 때 춤을 추는 친구와 친해지며 인생이 180도 바뀌었어요.

정석희: 원래 춤을 추는 것을 좋아했나요?

김종민: 초등학교 때부터 춤에는 관심이 많았어요. 첫사랑이 장기자랑에서 춤추는 것을 보며 저도 앞에 나가서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러나 아직도 저는 제가 춤을 잘 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정석희: ‘프렌즈’는 최고의 팀인데 춤을 잘 추니까 입단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요? 잘 추지 않는데 어떻게 엄정화 씨 파트너를 하나요?

김종민: 사람이 부족했을 때 요행으로 들어갔어요. (웃음) 그러나 연습생으로 들어가고 나서는 몇 시간씩 물 한 모금 못 마시면서 연습했었어요. 그게 약 일 년 정도. 그 후 R.ef의 백업댄서로 데뷔했죠. 제가 춤을 잘 못 춘다는 건 제 춤이 방송용 안무라는 의미에요. 짜놓은 춤만 겨우 춘다는 얘기죠. 예를 들어 저는 클럽에 가서 댄스 베틀을 하면 절대 못 이겨요. 느낌이나 필을 표현하고 싶어 노력을 하지만 잘 안되고 언제나 방송용 춤만 나오죠. 그게 러브 버라이어티를 할 때는 요긴하게 쓰였는데 요즘은 그런 프로그램도 없잖아요?

정석희: 앞으로 어떤 방송인이 되고 싶나요?

김종민: 아직은 미래를 생각할 여유는 없어요. 예능에서 여전히 감을 못 잡고 있는 걸요. 솔직히 공익 가기 전에는 치고 나오기도 잘 했었고 어떻게 해야 재미있겠다는 걸 어슴푸레 알 것 같았죠. 무식이 장땡이었던 걸까요. 지금은 그저 공부하는 기분이에요. 8월에 코요테로 다시 나올 때는 음악을 파격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어요.



정석희: 의외로 가수로서의 긍지가 대단한데요? 하기야 아이돌 1세대들이 활동 할 때도 코요테는 그 틈에서 조금은 다른 그룹이었잖아요.

김종민: 지금 타이밍이 좋아요. MBC<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가 생기면서 대중의 음악에 대한 시선이 좀 달라졌고 그로 인해 저희들의 입지도 좀 달라졌어요. 제일 막내였던 코요테가 어영부영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제일 꼭대기에 와 있는 것 같아 부담스러웠는데 <나가수>가 생기면서 제가 서 있을 중간 자리가 생겼어요. 다양해지고요. 그래서 기쁩니다.

정석희: 빽가는 이번 앨범에 합류하나요?

김종민: 경과를 보는 중이지만 합류할 거예요, 아마. 빽가가 아플 때도 저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실감이 안 나기도 했고요. 젊으니까 수술하면 나아지겠지 했죠. 그랬더니 어느 순간 빽가가 저에게 의지 하고 있더라고요. 리더인 제가 중심을 잡고 있으니까 빽가도 긍정적으로 변했어요. 어느 순간 자기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정석희: 언제나 그렇게 긍정적인가요? <해피투게더>를 비롯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도 이번 솔로 앨범 대박이라고 하기에 앨범 홍보인가 했는데 실제로 ‘음원 대박’이었던 거네요.

김종민: 그게 제 장점이자 단점이겠죠. (하하) 사람들이 잘 되는 줄 모르다가 어느 순간 보면 잘 되어 있다고 해요. 저야 뭐 늘 잘 된다고 생각하며 지냅니다. 하지만 무대와 예능은 다르기에 무대에서 노래할 때에는 더 긴장하고 잘 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요. 그러니 예능에서 노래 잘 못한 일들은 부디 잊어주세요.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entermedia.co.kr


사진 전성환 기자 shjeon0877@enter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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