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혜를 불통의 아이콘으로 만든 콘트롤 타워 부재

[엔터미디어=정덕현] “다음 주가 기대되지 않나요? 사실 한 번 1등 한 것뿐인데 마치 내가 늘 1등 한 것처럼 얘기하네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히히” 의상 표절 논란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윤은혜가 웨이보에 올린 짧은 글 하나는 오히려 논란의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동문서답(東問西答). 표절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 난데없는 ‘1등 운운’이라니.

국내에서의 윤은혜에 대한 대중들의 감정이 극히 안 좋은 상황에 ‘히히’라는 장난스러운 문구를 덧붙인 건 대중들에 대한 무시를 넘어 차라리 도발에 가깝다. 대중들이 심지어 정신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건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표현하는 데는 그런 감정적 도발이 야기한 불편함이 깔려 있다.

이 한 줄의 문구 속에는 마치 윤은혜의 관심사가 ‘1등’에만 쏠려 있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이 이야기는 나아가 ‘표절’ 논란에는 무관심하다는 뉘앙스로 이어진다. 항간에는 윤은혜가 이 사태의 심각성 자체를 잘 모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럴 법 하다. 이처럼 동문서답에 대중들의 감정 따위는 배려하지 않은 대응에 그 누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

표절 논란은 윤은혜가 생각하는 것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처음 윤춘호 디자이너가 문제제기를 한 의상만이 아니라 다른 의상 두 벌에 대해서도 표절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네 벌을 만들었는데 그 중 표절 논란 혹은 의혹이 제기된 옷이 세 벌이라면 그건 분명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걸 말해준다.



하지만 문제가 이렇게 점점 비화하는 건 단지 의상이 비슷하다는 점 때문만이 아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윤은혜와 소속사측이 해온 일련의 대응들이 하나 같이 대중들의 감정 따위는 들여다보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이거나 무시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소속사측이 했던 오히려 윤은혜라는 이름을 이용해 노이즈 마케팅을 하지 말라는 적반하장식의 대응이 그랬고, 이번 웨이보에 올린 거의 장난에 가까운 문구가 그렇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속사가 밝힌 것처럼 그 웨이보에 올린 글이 윤은혜 본인이 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또 중국 현지에서의 방송이 정신없이 돌아가다 보니 대응도 늦고 또 그 대응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에서도 일정 부분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정도의 소통 부재는 너무 심각한 건 아닐까. 제 아무리 윤은혜가 중국에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한다고 해도 요즘 같은 SNS시대에 제대로 된 사과의 말 한 마디를 던지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일까.

소속사는 더 큰 문제다. 윤은혜가 자리를 비웠다고 해도 소속사는 이 문제에 대해 윤은혜를 대신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대중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였어야 한다. 하지만 소속사가 오히려 더 불통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는 모양새다. 지금 현재 윤은혜의 소속사인 제이아미엔터테인먼트의 인터넷 사이트는 트래픽 초과 상태로 접속이 불가하다는 공지가 떠올라 있다. 어쩌다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을까.



윤은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진 가장 큰 이유는 콘트롤 타워의 부재다. 애초에 표절 논란 같은 문제의 불씨를 만들지 않았어야 한다는 것이 그 첫 번째지만 이런 문제는 언제든 터져 나오는 게 요즘 세상이다. 그러니 소속사가 필요한 것이 아니겠나. 물론 표절이 사실이라면 그건 윤은혜의 도덕적인 문제가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건 대중들과의 소통 능력이 부재한 소속사의 부실한 대응이 만들어낸 문제일 수 있다.

물론 기획사에 따라서 연예인이 사실상 모든 걸 결정하는 슈퍼갑인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논란의 불씨가 커져가는 것 정도는 일단 잡아놓고 윤은혜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듣게 해줬어야 하는 게 아닐까. 중국 방송으로 국내에서 자리를 비운 사이, 윤은혜는 점점 더 돌아올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윤은혜 웨이보, 중국 동방TV <여신의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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