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임, 본업에 충실해도 모자랄 판에 예능 출연?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또 예능인가? 그만큼 예능 프로그램에서 구설수에 올랐으면서도 왜 또 예능인가.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예원과 있었던 불미스런 사건을 일으켰던 이태임이다. 그녀는 겨우 7개월 만에 케이블채널 드라마 <유일랍미>으로 본격 활동을 재개한데 이어 곧바로 tvN ‘SNL코리아’에 호스트로 출연을 확정지었다.

그런데 이러한 이태임의 행보가 과연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어찌된 일인지 이태임은 당시 사건에서 스스로를 피해자로 여기는 모양이다.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도 그녀는 “처음에는 일상생활이 안 될 정도로 힘들었다. 지금은 좋아졌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액면대로만 당시 사건을 보면 욕설을 한 건 이태임 자신이다. 예원도 잘한 건 없지만 만일 그 상황에서 이태임이 욕설을 하지 않고 예원에게 다른 방식으로 질책을 했다면 아무 일도 없었을 일이다. 그래서 당시 사안을 대중들은 ‘욕설 파문’으로 부른다. 결국 그 논란을 만든 건 이태임이었다는 점이다.

당시 논란의 불똥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는데 이태임이 욕설을 한 것처럼 비춰지게 했다가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역풍을 맞게 된 예원에게 튀었다. 그래서 이태임에 대한 동정론이 갑자기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녀가 욕설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이니 자숙의 기간을 갖는 건 자신을 위해서도 대중들을 위해서도 필요했을 일이다. 그런데 여전히 당시의 사건이 대중들의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데 고작 7개월의 자숙 기간을 깨치고 드라마에 복귀해 본격 활동을 재개한 것은 그녀가 이 사안을 너무 가볍게 여기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만든다.



배우가 드라마를 선택해 연기를 하겠다는 건 그나마 이해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곧바로 ‘SNL코리아’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고, 심지어 ‘셀프 디스’를 하겠다고 나선 건 과연 적절한 일일까.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벌써 ‘셀프 디스’를 할 만큼 여유를 갖게 됐다는 뜻일까. 이태임 스스로는 자신을 용서했을지 모르지만 과연 대중들도 그럴까.

여기에는 ‘SNL코리아’의 사려 깊지 못한 선택 또한 공조한 면이 있다. 즉 이태임을 굳이 호스트로 세우려 한 건 다분히 이런 노이즈까지 끌어안고 화제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보인다는 점이다. 게다가 ‘SNL코리아’ 측이 예원까지 섭외해 이태임과 마주 세워 당시의 사건을 재현하려 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무리수다.

무엇보다 이태임은 지금 자신의 본업에 충실해도 모자랄 판이다. 어떤 식으로든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 아닌가. 그러니 연기자로서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편이 대중들 앞에 다시 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그런데 예능에 나와 웃고 떠들겠다는 것이 과연 현명한 처사일까. 그녀는 혹시 본인이 피해자라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tvN, 드라마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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