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근석은 기나긴 시련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요즘 일본에서 ‘근짱’으로 불리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연기자 장근석이 지난 주말 일본의 국민 아이돌 그룹 SMAP이 진행하는 후지TV <스마스마(SMAP X SMAP)> ‘BISTRO SMAP(비스트로 스맙)’에 출연했다. 얼마 전 세계적인 스타 레이디 가가의 출연으로 화제를 불러온 바 있는 <스마스마>의 간판 코너에 등장했다는 건 장근석의 인기가 허명이 아님을 증명한다.

TTL 십대 전용 서비스 ‘Ting'(2003) CF로 눈도장을 확실히 찍고 KBS2 <황진이>(2006)에서 황진이(하지원)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요절하는 은호 도령 역으로 연기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던 풋풋했던 어린 소년이 그새 성장해 고 마이클 잭슨을 비롯한 쟁쟁한 스타들이 초대되는 <스마스마>에 나오다니, 마치 내 자식의 일이라도 되는 양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대견한 건 지금까지 출연했던 우리나라 연예인 중 가장 ’재미‘있었다는 사실이다. 한류의 물꼬를 튼 배용준이며, 이영애, 장동건, 이병헌, 류시원, 그리고 최근 꽁트 코너에 출연했던 이승기까지, 여러 스타들이 <스마스마>를 거쳐 갔다지만 이만큼 뛰어난 예능감을 발휘해 호감을 불러온 경우도 드물지 싶다. 하기야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버라이어티 쇼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연기자들이었기 때문이 아니겠나.

어쨌거나 더 눈물겹도록 대견한 건 장근석이 수년간 지속되어온 대중의 비난을 꿋꿋하게 이겨냈다는 점이다. KBS2 <쾌도 홍길동>이며 MBC <베토벤 바이러스>를 통해 나무랄 데 없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잠시 한때 미니홈피에 올렸던 글이며 사진 덕에 따라붙었던 비아냥거림은 끊임없이 그를 괴롭히며 사그라질 줄 몰랐다.

십대 초반부터 연예인 생활을 시작했고, 따라서 대중으로 살아본 경험이 일천하여 그러려니 하고 내 어린 동생의 치기를 보듯 너그러이 바라봤으면 좋으련만 마치 MBC`<최고의 사랑>의 구애정(공효진) 모양 대중의 질시는 계속됐었다, 그 기나긴 시련을 대체 그는 어떻게 극복했을까? <스마스마>에 출연한 장근석에게서는 그늘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음은 물론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었으니 천만다행이라 할밖에. 게다가 지혜롭기까지 했으니 금상첨화가 아니겠나.

어머니의 손맛이 그립다며 김치찌개를 요리해달라고 주문했고, 일본 여성을 어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기다릴 줄 알고 배려하는 모습이 좋다’는 시의적절한 답을 하여 손님으로서의 예의를 갖췄는가 하면 주인인 스맙 멤버들에게도 존경을 표하는 재치를 보였으니 말이다.






카토리 싱고의 분장이나 꽁트가 기대된다는 말로 <스마스마>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고, ‘10월의 아레나 투어를 비롯하여 여러 차례의 일본 공연을 기획 중이며 11월에는 정규 앨범도 나올 예정인데 아무래도 경험이 많은 스맙 형들의 조언이 필요하지 싶다’고 말하자 스맙 멤버들도 따뜻한 시선으로 화답했다. 특히나 돋보였던 배려는 진행자이기에 경연에 참여하지 않고, 그래서 늘 초대 손님의 선물을 받지 못하는 나카이를 위해 자신의 사진집을 준비했다는 것.

그리고 서울시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며 만약 스맙 멤버들이 서울에 온다면 기꺼이 안내를 해주겠다며 전화번호가 적힌 폴라로이드 사진을 건네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했다. 최근 발간된 자신들의 요리책을 선물하자 그렇지 않아도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일본에 오면 살 생각이었는데 사인까지 된 책을 선물 받아 기쁘다며 활짝 웃는 장근석에게 스맙 멤버들 역시 어찌 호감어린 시선을 보내지 않을 수 있겠나.

암울했던 긴 터널을 지나 드디어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을 알기 시작한 장근석에게 박수를 보낸다. 언젠가 SBS <야심만만>에서 선보여 질타를 받았던 테크노틱 댄스와 이번에 보여준 경쾌한 셔플 댄스의 차이처럼 그는 이제 대중이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분명히 알게 된 것 같다. 또 하나, 장근석이 아닌 <미남이시네요>의 황태경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한 단계 더 발전한 ‘장근석 표’ 연기를 어서 다시 볼 수 있길 바란다.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entermedia.co.kr
그림 정덕주


[사진=후지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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