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스토리 눈’ 신은경, 해명 아닌 논란만 키운 까닭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MBC <리얼 스토리 눈>에서는 ‘거짓 모성애’ 논란에 휩싸인 신은경을 단독 인터뷰했다. 그런데 과연 그녀가 이렇게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언론을 통해 인터뷰를 하고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강변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결과적으로 보면 <리얼 스토리 눈>을 통한 신은경의 토로는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는 판단이다. 이 프로그램은 일방적으로 신은경의 입장을 전하기보다는 반대 측의 입장 또한 담아냄으로써 그 최종적인 판단은 시청자들에게 맡기는 균형 있는 자세를 취했다. 아무래도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제작진도 더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프로그램에서 신은경은 8년간 두 번 아들을 찾아갔다는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고 강변했고, 전 남편 때문에 갖게 된 빚으로 출연료 가압류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빚을 갚고 있고 앞으로도 2억 가까이가 남았다는 얘기도 했다. 어느 백화점에서 옷을 가져가고 대금을 지불하지 않아 한 직원이 해고당했다는 이른바 ‘옷값 논란’에서도 그녀는 오히려 그 직원이 “앞으로 잘 살았으면 좋겠다”며 격려를 해줬다고 말했다. 게다가 그녀는 최근 몇 년 동안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더 심해져 치료를 받고 있다는 얘기까지 덧붙였다.

하지만 어느 호텔에서 꽤 차분한 목소리로 진행한 인터뷰와 교차되어 전 시어머니와 신은경 아들의 힘겨운 삶이 가감 없이 보여졌다. 시어머니는 최근 5년 간 양육비를 거의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를 돌보는 것이 너무나 힘겨워 도움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됐다고 했다. 신은경의 전 소속사 사장은 회사를 찾아온 시어머니에게 조심스럽게 양육비 얘기를 꺼냈다고 말했다. 결국 신은경이 아니라 그녀의 전 소속사에서 양육비를 줬다는 얘기다.



사실 이런 증언들과 이야기들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고 달리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지고 있는 것이 87세의 전 시어머니가 신은경의 장애를 가진 아들을 돌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양육권과 친권도 없는 고령의 시어머니가 이제 점점 몸집이 커져 반항하면 당해낼 재간이 없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것. 화면에서 아이는 시어머니의 머리를 툭툭 치고 있었다. 그것이 말이 아니라 실제 보이고 있는 사실이었다.

시어머니는 아이의 취미가 사진을 찍는 거라고 했다. 그리고 엄마 사진 보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시어머니는 아이를 신은경이 키우기를 원하고 있고 친권과 양육권도 그녀에게 있다. 그녀 역시 방송을 통해서 아이에 대한 모성이 가짜가 아님을 증명하려 했다. 그런데 그런 증명이 다 무슨 소용일까. 중요한 건 신은경이 그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이다.

드라마 촬영 같은 일 때문에 아이를 돌보는 것이 어렵다? 현실적으로는 이해되는 일일 수 있지만, 그동안 방송에 나와 장애아들이 자신의 연기력의 원천이라고까지 말한 그녀를 바라봤던 대중들이 이를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일이 아닐까.

이는 신은경의 사생활이니 그녀가 알아서 하면 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생활을 공개적으로 드러냄으로써 그녀의 이미지와 연기자로서의 입지까지 대중들에게 각인시켰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그것은 대중들을 기만한 일이 된다. 신은경의 주장이 모두 맞다고 치더라도 지금 그녀의 아이가 처한 상황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만일 신은경이 아이를 그토록 생각한다면 이런 해명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당장 아이를 데려가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싶다.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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