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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청춘’ 포스톤즈, 설마 정말 바보라서 웃고만 있겠는가
기사입력 :[ 2016-01-22 18:00 ]


‘꽃청춘’, 이번에 포스톤즈에게 크게 한 수 배웠다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욕하면서 배우고 흉보다가 닮는다.”는 말이 있다. 살아보니 정녕 괜한 소리가 아니다. 일례로 허구한 날 시어머님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던 사람이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서 자신의 시어머님과 다름없는 언행을 서슴지 않는 것에 놀란 적이 있다. 음식점에서 매번 별 대단치 않은 일로 종업원을 붙들고 따따부따해대시는 시어머님이 창피하다더니만 그 역시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날카로운 어조로 “여기요.”를 연발하지 뭔가. 부정의 에너지가 긍정의 에너지를 압도하다 보니 싫다, 싫다 욕하다가 닮아가는 것이다.

이래서 아이가 아닌 어른도 친구를 잘 만나야 되고 혼인할 때 집안을 보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돈이나 배경을 따지지 말고 집안 분위기가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그것부터 챙겨 보라는 거다. 특히 나보다 약한 구석이 있다 싶으면 바로 치고 올라서려는 이들, 약점 하나 잡았다고 끝도 없이 물고 늘어지려는 이들은 되도록 피해가는 편이 신상에 좋다. 격려와 칭찬보다 지적과 비난에 익숙한 사람과 자주 마주하다 보면 나 또한 그에 말려들기 십상이니까. 게다가 그런 사람은 수시로 나의 빈 구석 또한 매의 눈으로 찾고 있을 게 아닌가.

부정적인 에너지의 파급력은 몇몇 예능인의 행보를 살펴봐도 이내 알 수 있다. 한 프로그램 안에서 누군가의 말꼬리를 잡고 놀려대거나 비아냥거리는 설정들이 만연하다보면 그게 습관처럼 굳어져 맡고 있는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 또 다른 출연자에게로 전염병처럼 번져가기 마련이다. 아무리 재미를 위한 설정이라 해도 독설도 농담도 자리를 봐가며 정도껏 해야 옳건만 부정적인 에너지 안에서는 자제력을 찾기가 쉽지 않나 보다. 게다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방송가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캐릭터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추세라서 한숨이 절로 난다. 무엇보다 솔직함을 앞세운 무례를 언제까지 참고 봐야 하는지 원.



그래도 다행히 가뭄에 단비를 만난 양 긍정의 에너지가 가득한 프로그램도 있다. tvN 예능 <꽃보다 청춘 ICELAND>. 어수룩하다 하여 ‘포스톤즈’라 불리게 된 정상훈, 조정석, 정우, 강하늘, 이 네 청춘은 도무지 화를 낼 줄 모르는 인물들로 보인다. 어떠한 악조건에 처하든 선선히 받아들이는 광경이 신선하기까지 했다. ‘갈등’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필요악이 되어버린 세상에 이 무슨 생경한 훈훈함인지. 방 예약이 틀어졌다는 소식에도, 고생고생하며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할 처지에 놓여도, 정장 구두를 신은 채 눈밭을 헤매어도, 제작진의 요구가 지나치다 싶어도 그저 싱긋이 웃을 뿐이다.

딱히 리더가 없는 통에 갈팡질팡하는 게 한 점 흠이긴 하나 ‘회의’라는 이름의 대화로 서로를 배려해가며 최선의 길을 찾으려 애를 써보는 ‘포스톤즈. 개성이 제 각기 다른 네 사람이 이처럼 며칠 몇날을 한결같이 화기애애하기가 수월치만은 않았을 텐데, 아마 부정적인 축들은 예의 날선 시선으로 꼬아 볼 것이 분명하다. “어차피 방송이잖아? 다 짜고 하는 거 몰라?”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글쎄. 보여주는 것만 볼 수밖에 없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성급한 판단이 금물이긴 하다.



어쨌든, 설마 화를 낼 줄 몰라서 안 내겠는가. 정말 영리하지 못해서 허허 웃어넘기는 것이겠나. 모처럼의 여행, 팀의 화합을 위해서는 예민하게 구는 것이, 내 주장을 앞세우는 것이 독이 되리라는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리라. 특히나 맹추위에 먼저 나와 차에 쌓인 눈을 치우면서도, 몇 차례나 혼자 식사를 준비하면서도, 심지어 동료의 뜻하지 않은 실수로 흙탕물을 뒤집어써도 눈살 한번 찌푸리지 않았던 맏형 정상훈의 긍정적인 면면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하기는 일찌감치 뮤지컬 공연 때 눈여겨봤다니까!

한편으로 나라면 어땠을까 상상을 해본다. 맏이라는 부담스런 위치에서 나이 내세우지 않고 동생들을 다독여가며 스텝들을 도와가며 군소리 없이 여행을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었을까? ‘포스톤즈’에게 크게 한 수 배웠다. 부디 <꽃보다 청춘 ICELAND>으로 꽃피우기 시작한 긍정의 힘이 우리 방송가에 널리 자리 잡은 부정의 힘을 물리쳐주기를!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59@daum.net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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