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 탈세 논란, 진위여부 떠나 배신감 큰 까닭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가수 인순이가 고발당했다. 그 고발자는 다름 아닌 인순이와 빚으로 얽힌 악연을 갖고 있는 가수 최성수의 부인 박모씨다. 그녀는 지난 5일 서울중앙지검과 서울지방국세청에 각각 증빙자료와 함께 인순이의 세금 탈루를 고발했다.

갑자기 박모씨가 인순이의 세금 탈루 사실을 고발하게 된 것은 다분히 감정이 섞여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즉 한때는 그래도 돈을 빌려 사업을 하는 사이였는데, 인순이가 빌려준 돈을 갚지 못해 결국 박씨가 사기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기 때문이다. 결국 세금 탈루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덮고 있던 박씨는 스스로도 밝혔듯 인순이와의 의리를 지킬 이유가 없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순이에게 세금 문제는 아킬레스건이다. 지난 2008년 이미 탈세혐의로 국세청 조사를 받은 바 있고 8억여 원의 세금을 추징당했기 때문이다. 2011년 그녀는 2008년 당시 소득분에 대한 세금 누락분을 납부했다고 밝혔고,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성실하게 신고하고 있고 앞으로도 성실하게 신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세금 논란으로 1년 간의 자숙기간을 거쳤던 강호동(그는 심지어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과 비교해보면 인순이는 당시 아무런 자숙기간이 없었다는 비판이 일었다. 개그맨과 가수는 그 직업적 성격이 다르다. 가수야 음악 활동을 하지 않아도 자숙하고 있다는 티가 나지 않는다. 본래 가수의 활동이 그렇게 간헐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순이는 다른 연예인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자숙을 공공연히 선언하지도 않았다.

그러면서 간간히 방송에 나와 활동을 이어갔고 그렇게 세금 논란은 사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박씨의 고발로 인해 다시 이 세금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박씨의 주장대로라면 인순이의 세금 논란은 2008년에 끝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진행 중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이번 박씨의 고발로 인해 인순이에게 떨어진 논란은 세금문제만이 아닌 게 되었다. 박씨가 언론을 통해 자신이 인순이에게 빌린 돈을 변제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언급한 한 마디가 대중들의 정서에 불을 당겼기 때문이다. 박씨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인순이에게 빌린 돈 원금 50억 원과 이자 26억 원 등 76억 원을 모두 갚았다”고 밝혔다. 여기서 대중들을 놀라게 한 건 ‘원금 50억 이자 26억’이다.

여기서 말하는 이자 26억은 도대체 무엇에 대한 이자를 말하는 것일까. 설마 원금 50억의 이자가 26억이라는 얘기일까. 만일 그런 이야기라면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이율이다. 인터뷰 도중 불쑥 튀어나온 원금과 이자의 이야기만으로 모든 정황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일반 대중들 입장에서 1,2억도 아닌 수 십 억의 이자 이야기는 놀랍기만 하다.

세금 문제가 논란이 되는 건 겉으로 보기엔 의무를 수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질타처럼 보이지만 사실 핵심은 그런 게 아니다. 일반 대중들 입장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액수의 돈 얘기(그것도 세금이니 원래 수입은 더 클 것이다)가 그들을 대변하는 듯 보여 온 연예인들의 행보와 전혀 어울리지 않아 불편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누구는 손에 만지기도 힘든 돈을 이자만으로도 번다는 사실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으로서는 윤리적으로도 문제시될 수 있는 일이다. 그잖아도 과거 세금 논란으로 남아있던 불씨가 다시 타오르게 된 건 이러한 거액의 돈 문제에 대한 대중들의 놀라움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블루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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