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100만 돌파, 천 만 영화보다 쏠쏠하다

[엔터미디어=최명희 기자] 기적의 100만 관객 돌파는 자랑스러운 훈장이고 높은 수익률은 쏠쏠한 보너스다. 저예산영화 <동주>가 관객들의 호평과 그에 따른 입소문 효과 등으로 장기흥행 조짐을 보이며 1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알찬 수익성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동주>는 지난 12일 하루 동안 24,435명을 동원하며 일일박스오피스 8위를 기록했다. 누적관객수는 101만 명으로 지난달 17일 개봉한 이래 25일 만에 100만 고지를 점령했다.

영화 <동주>의 이런 흥행 흐름은 개봉 초반에 물량을 쏟아부어 승부를 보는 국내 영화계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순제작비가 5억 원에 불과한 이 영화는 개봉 첫 날 374개의 스크린에서 19,124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으나 이후 평단과 관객들에게 호평이 쏟아지면서 안정적인 흥행 곡선을 그렸다. 비록 단 하루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높은 좌석점유율을 보이며 장기흥행 태세에 돌입하는 이변을 연출한 것.

더불어 순제작비가 적은 <동주>는 흥행을 하면 할수록 수익률 지표가 상대적으로 크게 향상되고 있다. 국내 평균 상업영화 제작비가 40억 원을 넘는 것을 감안하면 이에 비해 1/8수준인 5억 원을 투입한 <동주>의 100만 관객 돌파는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일인 동시에 투자사, 배급사, 제작사 등의 투자지표를 갈수록 개선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동주>는 개봉 이후 지난 12일 현재까지 약 77억 원의 총매출액을 기록했다. 순제작비 대비 총매출액 비율이 무려 약 1,540%에 이른다. 제작비의 15배 이상을 벌어들였다는 얘기다. 순제작비 규모가 워낙 작은 점을 감안할 때 이 비율은 매출이 늘면 늘수록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수익성 지표만으로도 여느 천 만 영화에 견줘도 손색이 없다. 역대 국내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있는 <명량>이 순제작비 148억 원 대비 9배를 조금 넘게 벌었고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국제시장>의 경우 약 1,109억 원의 매출을 올려 순제작비 138억원 대비 8배를 회수한 바 있다.

<동주>의 수익성 지표는 말 그대로 ‘국민 영화’로 떠오른 <귀향>에는 미치지 못하나 <명량>이나 <국제시장> 등 블록버스터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작비로 크게 성공한 올해 최대 흥행작인 <검사외전>과 비교해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순제작비 60억 원에 총매출액이 772억 원을 기록하고 있는 <검사외전>의 순제작비 대비 총매출액 비율은 약 1,286%이다.

<동주>가 불편한 한국 영화계 현실에서 언제까지 지속적인 장기 흥행 곡선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그리고 순제작비 대비 약 17배를 벌어들인 역대박스오피스 3위인 <베테랑>의 수익성을 언제쯤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명희 기자 enter@entermedia.co.kr

[사진=영화 <동주>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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