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차르트!’ 하차한 이수, 그가 착각한 부분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결국 이수는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하차했다. 캐스팅이 확정됐지만 반발이 너무 거셌기 때문이다. 2009년 저지른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사실은 여전히 그의 굴레일 수밖에 없었다. 하차운동이 벌어지고 하차광고를 위한 모금운동까지 벌어지는 상황. 그 정도면 뮤지컬 <모차르트!>를 위해서라도 하차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제작사인 EMK컴퍼니 측은 하차 결정을 공식 발표하면서 논란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수 씨의 모습은 음악에 대한 깊은 열정을 간직한 훌륭한 보컬리스트였습니다. 과거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며 새롭게 시작하려는 이수 씨에게 이번 <모차르트!>가 새로운 인연과 기회의 의미가 되길 바라며 그의 재능이 좋은 무대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던 만큼 이번 하차 결정이 매우 안타깝습니다.”라고 밝혔다.

EMK컴퍼니는 이수에 대한 그간의 논란들을 너무 쉽게 바라보고 있었던 듯 하다. 이수가 훌륭한 보컬리스트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실력과 재능만이 캐스팅의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건 아니다. <모차르트!>는 여럿이 함께 하는 뮤지컬이다. 게다가 이수는 다른 인물도 아니고 모차르트 역할이다. 여전히 이수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가진 관객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사안이다.

실력은 있지만 여전히 이수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대중들에게 있다는 건 과거 <나는 가수다3>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당시 녹화까지 마친 상황이었지만 이수는 끝내 방송을 타지 못했다. 지상파에서 미성년자 성매수 사건에 연루된 가수를 내보낸다는 것이 용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나는 가수다3>의 방송 편집이 이수에게는 하나의 기회가 됐던 것이 사실이다. ‘동정론’ 같은 것이 생겨나면서 이수는 이후에 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고 음원차트에도 엠씨더맥스의 노래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마도 엠씨더맥스의 활동재개가 마치 이수가 본격적인 활동을 해도 이제는 괜찮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그래서 뮤지컬의 주인공 역할도 가능할 것이라 여겼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이런 판단은 착각이다.

연예계에 그 많은 사건사고들이 터지고 논란도 쏟아져 나오지만 그 어떤 사안보다 대중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성’에 관련된 문제들이다. 도박이든 음주운전이든 어느 정도 자숙기간이 지나고 나면 복귀하는 것에 대해서 대중들은 불편해도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하지만 성매수나 성추행 같은 사안들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 미성년자 성폭행 및 강제 성추행 혐의로 전자발찌를 차게 된 고영욱이 앞으로도 방송활동이 어려운 이유는 그 사안이 너무 심각해서다.

음악이든 연기든 연예인들은 대중들을 대리해 몰입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떤 논란이 생길만한 잘못을 저질렀을 때 대중들이 그들의 활동을 용납 못하는 건 그 윤리적인 차원도 있지만 이미 생겨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몰입을 방해하는 것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성 문제는 그래서 더욱 치명적이다.

그나마 이수의 활동이 엠씨더맥스라는 팀을 통해 노래로서 이어지는 것은 이제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듯하다. 하지만 타인들과 함께 공연을 해야 하고 또 어떤 구체적인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르다. 이번 사안이 이수에게는 뼈아플 것이다. 하지만 이 사안을 통해 이수 스스로 깨달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이 어디까지는 허용하고 어디까지는 허용하지 않는가를 냉철히 바라보는 것이다. 대중들은 노래하는 엠씨더맥스는 허용했지만 뮤지컬 같은 개인적인 활동을 하는 이수는 허용하지 않았다.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EMK뮤지컬컴퍼니,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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