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숙 없는 장동민, 이래도 과연 괜찮을까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잠깐 또 시끄럽게 한 것에 대해서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채널A에서 탁재훈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부터 대학생> 기자간담회에서 장동민은 그렇게 말했다. <코미디 빅리그>에서 야기된 한 가정 부모 아이 조롱 논란이 그에게는 ‘잠깐 시끄럽게 한 것’ 정도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사실 이 정도로 반복된 논란이라면 자숙기간을 가져야 하는 게 도리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해 엄청난 논란으로 불거졌던 과거 팟캐스트 방송에서의 여성비하 발언들은 물론이고, 삼풍백화점 사고 생존자 비하 발언으로, 장동민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은 차갑게 식어있다. 그런데 그는 말로는 사과했지만 아무런 자숙의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버젓이 방송활동을 더 많이 해왔다.

장동민은 방송활동을 통해 웃음을 주는 것이 자신이 자숙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코미디 빅리그>는 그런 그에게 ‘갓동민’이라는 캐릭터까지 부여했다. 하지만 그 방송활동이 또 문제가 됐다. 한 부모 가정의 아이를 조롱하는 등 개념 없는 개그들에 대해 대중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웃기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것이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오늘부터 대학생>은 방송이 나가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논란이 생긴 프로그램이다. 촬영 중에 단국대학교 한 재학생의 졸업 작품이 훼손됨으로써 민폐 논란이 불거진 것.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이 논란에 대한 이성수 PD의 언급도 있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보니까 단국대학교 홍보팀에게 협조를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는 것. 이 PD는 학생에게 사과를 했고 학생도 학교 커뮤니티에 ‘제작진을 이해한다’는 글을 올려줬다고 했다.

하지만 시작 전부터 이런 논란이 터져버린 프로그램에 끝없는 논란과 자숙 없는 방송 그리고 반복되는 말뿐인 사과로 대중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 장동민이 출연하고 있다는 사실은 방영되기 전부터 이 프로그램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방송 프로그램이 대중들의 불편한 감정 따위는 염두에도 두지 않는 듯한 모양새다.



그 많은 연예계 논란들과 그 논란을 일으킨 당사자들이 저마다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며 방송을 떠났던 일들을 떠올려 보면 어째서 장동민만 예외적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당연하다. 이건 다른 말로 표현하면 ‘특혜’다. 방송사도 방송 프로그램들도 장동민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킬만한 논란들을 일으켰음에도 미온적이고 나아가 더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합류시켜 밀어주는 인상이 짙다.

그는 지난해 그 엄청난 논란을 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미디 빅리그>, <크라임씬2>,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 <더 지니어스>, <할매네 로봇>, <엄마가 보고있다>, <집밥 백선생2>, <나를 돌아봐> 등에 계속 출연했다. 여기에 이제 <오늘부터 대학생>, <렛츠고 시간탐험대3>까지 촬영했다. 그가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또 방송 제작진들이 말하듯 그 논란이 그저 실수였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수가 반복되고 그 잘못들이 터져도 그만 유독 특혜를 받고 있다는 인상은 방송문화 전반을 두고 보면 적지 않은 악영향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불편해한다. 사실 그 혼자 하는 방송이 아니다. <집밥 백선생2>를 좋아해 본방 사수하는 시청자지만 장동민이 불편해 못 보겠다는 불만도 적지 않고, 앞으로 방영될 <렛츠고 시간탐험대3> 역시 장동민 때문에 보기가 꺼려진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렇게까지 불편함과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를 방송에 내보내는 방송사와 제작자들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간 논란 때문에 많은 이들을 하차시켰던 그들이 왜 장동민에게만은 이토록 미온적이다 못해 호의적일까.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채널A,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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