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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차지헌과 노은설은 정말 환상의 궁합
기사입력 :[ 2011-08-10 11:21 ]


“여러분들 눈엔 저 같은 사람 우습고 뭐 막 무식해보이겠지만요, 아니요. 전 오히려 댁들이 우습네요. 사람은요, 누구나 다 잘났고 누구나 다 못났어요. 누구나 다 유식하고 누구나 다 무식해요. 얜 이걸 좀 더 잘하고, 얜 다른 걸 좀 더 잘 하고, 분야가 다 다른 거거든요. 수능, 스펙, 이런 것만 능력인 줄 알고 사시는 여러분 같은 사람들이 저는 오히려 더 무식해보이거든요. 사람을 불러놓고 최소한의 사람대접도 안 해주는 여러분 같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 큰 기업을 경영하고 어떻게 사람 경영을 하는지요. 저는 너무너무 걱정되고 대한민국의 앞날이 깜깜해요. 아세요? 앞으론 좀 잘해주세요.“

- SBS <보스를 지켜라>에서 노은설(최강희)의 한 마디

[엔터미디어=정석희의 그 장면 그 대사] 대기업 ‘DN’ 그룹 면접 시험장에서 딸리는 스펙 탓에 어느 누구에게도 질문을 받지 못한 SBS <보스를 지켜라>의 주인공 노은설(최강희)은 “저에겐 왜 질문 안 하세요? 저에겐 왜 아무도 질문 안 하시냐고요.”라며 스스로 말문을 연 후 저런 일장연설을 한다. 노은설의 뼈 있는 한 마디 한 마디에 감동 받은 옆 자리 지원자가 저도 모르게 박수를 치는가하면 면접관들도 할 말을 잃고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사실 실제 상황이었다면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일일 게다.

일단 노은설의 이력서로는 서류 탈락이 당연지사인지라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을 일조차 없었을 테니까. 현실이 아닌 드라마이기에 다행히 속 시원히 말해볼 기회라도 얻은 노은설, 뜬금없이 던진 연설 덕에 대망의 대기업 취업이란 걸 하게 되는데 하지만 그렇다고 이게 곧 불행 끝, 행복 시작은 아니었다.

망나니 같은 그룹 오너의 아들 차지헌(지성) 본부장을 보스로 모시게 되면서 파란만장한 신입사원으로서의 하루하루가 시작되었으니 말이다. 차지헌은 지병인 공황장애로 인해 중역 회의에서 말 한 마디를 제대로 못하지만 그걸 회사 일을 하찮게 여겨 안 하는 쪽으로, 즉 건방진 재벌 아들로 자신의 이미지를 포장하려 드는 인물이다. 게임을 광적으로 즐기는가하면 말이 좋아 재벌 3세지, 집에서 쫓겨나도 연락할 친구 하나 없는 어린아이 같은 존재지만 노은설이 입은 상처 걱정에 바를 약도 준비해줄 줄 알고 잘난 비서들에게 노은설이 당하자 방패막이를 자처하는 의외성도 보인다.

노은설의 말대로 사람은 못난 구석이 있으면 잘난 구석도 있고, 이런 면이 좀 괜찮다 싶으면 저런 면이 허술한 법이 아니겠나. 그런 의미에서 차지헌과 노은설은 환상의 궁합이지 싶다. 두 사람은 사회적인 잣대로 보자면 결여가 있는 캐릭터지만 상호 보완의 과정을 통해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다. 백화점 출장에 동행한 노은설이 물을 사러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차지헌은 공황장애로 인해 숨을 못 쉴 지경이 되고 그런 보스를 보듬어 안는 순간 둘 사이에는 애틋한 결속력이 싹트게 되는 것이다.







패기와 자신감이 부족한 차지헌과 혈혈단신 깡패들과 맞설 정도로 용감무쌍한 노은설, 편집증이 의심될 지경이게 꼼꼼한 차지헌과 얼렁뚱땅 실수 연발인 노은설이 힘을 합한다면 가히 천하무적이 아닐까? 후계자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차무원(김재중) 본부장으로서야 노은설의 기용이 골탕 좀 먹어보라는 심산이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차지헌의 의심대로 스파이로 이용할 생각이었을 수도 있겠으나 노은설은 장비나 조자룡에 필적할 용기와 결단으로, 그리고 의리로 보스를 지켜낼 게 분명하다.

이렇듯 두 사람의 관계가 쭉 별 탈 없이 진전되었다면 좋았겠지만 어디 좌충우돌이 없어서야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나. 결국 차지헌은 자신과 아버지가 휘말린 폭행 사건의 원인 제공자 ‘똥머리’가 바로 노은설임을 알게 된다. 차지헌 본인은 물론 배포가 맞는다며 편을 들어주던 차회장(박영규)까지 등을 돌리게 생겼으니 노은설로서는 위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들 부자가 생각이라는 걸 할 줄 안다면, 하늘이 그들의 편을 들어줄 마음이라면 노은설을 놓쳐서는 안 된다. 비록 그들의 기준으로 보자면 형편없는 스펙을 지닌 처자지만 두 부자의 못나고 부족한 구석을 채워줄 선물 같은 존재임을 하루라도 빨리 알아챘으면 좋겠다. 국내 10위 안에 드는 대기업을 경영하신다는 차회장님, 그리고 그의 아드님 차지헌 본부장님, 제발 정신 차리고 앞으로 사람 경영 좀 잘해주세요!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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