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투3’, 전효성이 유난히 돋보인 까닭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토크쇼의 성공의 잣대는 뭘까? 뭐니 뭐니 해도 그날의 초대 손님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였느냐에 달려있지 않을까? 한 마디로 저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다, 좀 더 알고 싶다, 나아가 ‘편’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면 그게 바로 성공이 아니겠느냐는 얘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 KBS2 <해피투게더 3>는 성공한 회다. 이상민, 이수근, 문지애, 전효성 등 출연자 네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고르게 상승했으니까. 아울러 시청률도 다소 올랐다고 하니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그러나 사실 이상민, 이수근이 등장하는 ‘갱생 프로젝트’ 특집이라기에 방송 전만 해도 별 기대감이 없었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이 그래왔듯이 시도 때도 없이 약점을 물고 늘어진다거나 아니면 거기에 보태서 고생담으로 눈물 바람, 콧물 바람 감동 스토리가 이어진다거나, 빤한 그림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웬 걸, <해피투게더 3>는 이제는 거론하기도, 보기도 지루해진 부분들을 간결하게 넘겨버리는 대신 새로운 장치의 도입으로 그들의 매력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 특히 지금껏 보도 듣지도 못했던 카메라 쇼. 이상민과 전효성, 거기에 촬영 팀까지 가세해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주었지 않나. 실제로 그 카메라 스태프의 화려한 기술을 다음에 다시 보고 싶을 지경인데 더불어 이수근도 개그 후배 조세호와 함께 모처럼 장기를 발휘할 수 있어서 좋았다.

토크쇼 중에는 출연자를 궁지로 몰든 만신창이를 만들든 어떻게든 시청률을 올리려는 프로그램이 있는가 하면 그와는 반대로 되도록이면 갈등을 배제하고 출연자의 장점을 끄집어내고자 애쓰는 프로그램이 있다. 따라서 같은 출연자라고 해도 프로그램과 진행자의 성격 여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기 마련인데 <해피투게더 3>는 아무래도 메인 MC가 유재석이다 보니 후자에 해당된다.



물론 이 같은 취지에 부응해 좋은 결과를 얻어내려면 출연자 개개인의 연구와 노력, 열정이 뒤따라야 할 텐데 이번 주 <해피투게더 3>의 최대 수혜자를 굳이 꼽자면 시크릿의 전효성이 아닐는지. 2009년 데뷔 이래 MBC <일밤 -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4>을 비롯해 숱한 프로그램에 출연해왔지만 이번처럼 자신의 매력을 확실하게 각인시켜준 적은 없었으니까.

피 말리는 경쟁과 악플과의 전쟁 속에서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기 위해, 또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해 얼마나 어떠한 노력을 하며 살아왔는지 진심을 다한 말로, 춤으로, 앞서 얘기한 카메라 쇼를 통해 보여주었다. 걸 그룹 7년 차에 걸맞은 배려와 양보가 느껴져서 좋았고 가장 칭찬할 점은 나 살자고 남을 깔아뭉개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중간 중간 토크를 방해하는 아재 개그를 향한 가벼운 애교도 돋보였고. 전효성의 장점을 잘 끄집어내준 진행자들, 그리고 조미료 없이 깔끔하게 살려낸 제작진들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부디 전효성이 늘 지금처럼 이 순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옳은 길을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를, <해피투게더 3>도 늘 이번 회처럼 프로그램의 장점을 잘 살려주기를.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59@daum.net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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