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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 모든 반공영화가 혹평 받는 건 아니다
기사입력 :[ 2016-08-09 16:13 ]


‘인천상륙작전’, 좌편향으로 몰리는 평론가들을 위한 반박

[엔터미디어=듀나의 영화낙서판] 이재한의 <인천상륙작전>에 대해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이 전쟁영화가 올해 나온 한국영화 중 최악이고 이 기록은 앞으로도 쉽게 깨지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나는 열의 없는 미적지근한 태도로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건 이런 평가를 내리는 데에 어떤 긴장감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는 찬반을 나누고 토론할만한 재미 자체가 없다. 그냥 이상할 정도로 밋밋하게 못 만든 영화다.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일반적인 평이 ‘한국 영화평론가들의 좌편향된 의식’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는 몇 가지 이유로 먹히지 않는다.

첫째, <인천상륙작전>에 낮은 점수를 준 건 ‘좌편향된’ 평론가들뿐만이 아니다. 이 영화가 좋게 나오길 간절하게 바랐을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의 평도 시원치 않았다. ‘좌편향’이란 표현은 지금도 야만스러울 정도로 멍청하게 쓰이고 있지만, 여기에 조선이나 동아까지 포함시킨다면 언어적 기능 자체를 잃어버릴 것이다.

둘째, 얼마 전에 나온 <연평해전>과의 비교를 들 수 있다. 정치적으로 본다면 비교적 최근의 사건을 다룬 <연평해전>의 소재 선택은 <인천상륙작전>보다 훨씬 날이 서 있다. <연평해전>도 그렇게까지 호평을 받은 영화는 아니지만 비평적 성과가 <인천상륙작전>만큼 나쁘지는 않았다. 평론가들의 반응이 오로지 소재의 정치성 때문이었다면 결과는 정반대여야했다.

셋째, 모든 반공영화들이 평론가들의 악평을 받는 건 아니다. <돌아오지 않는 해병>, <비무장지대>와 같은 영화들은 대놓고 반공물로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시대의 흐름을 이기고 살아남았으며 현대 한국 평론가들의 지지를 받는다. 만약 대한민국 평론가들 대부분이 ‘좌편향 되었고’ 오로지 정치적 입장에 따라 평가를 내린다면 그들은 사무엘 풀러, 존 포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같은 감독들의 영화를 어떻게 감당할까? 영화에 대해 최소한의 지식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할 소리가 아니다.



하지만 반박은 이어진다. 최근 들어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에 대한 반박으로 가장 자주 등장하는 것은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했고 포털 사이트의 관객평점도 높다는 것이다. <인천상륙작전>뿐만 아니라 수많은 영화들이 비슷한 성과를 평론가들의 엘리트 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제시한다.

포탈 관객평점에 대해서는 길게 이야기할 생각이 없다. 이미 얼마 전 <고스트버스터즈>에 대해 이야기할 때 다 한 이야기다. 인터넷 관객평점은 기분과 분위기, 이를 정치적인 도구로 삼으려는 무리에 의해 쉽게 흔들린다. 여기에 어떤 객관적 가치가 있다면 그건 역사기록물로서의 가치뿐이다.

흥행에 대해서는 조금 길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영화가 엄청난 흥행 수익을 거둔다. 그렇다면 그게 과연 좋은 영화라는 뜻인가? 아니, 심지어 재미있는 영화라는 뜻이긴 한가? 여러분은 <트랜스포머> 속편들을 재미있어서 보았는가? 나는 <인천상륙작전>의 유료관객(정확히 말하면 극장 포인트 반값으로 봤다)인데 그건 내가 그 영화를 지지했다는 뜻인가? 극장 개봉 당시 처절하게 망했던 <블레이드 런너>와 <존 카펜터의 괴물>은 대중적 매력이 없는 영화였는가?



그리고 도대체 관객이란 어떤 사람들인가. 인터넷에서 ‘관객’을 검색만 해도 이게 얼마나 대충 쓰이는 단어인지 알게 될 것이다. 대부분 글에서 ‘관객’이란 자기 주장의 들러리다. 자기가 싫어하는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그들은 ‘우매한 대중’이 된다.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그들은 ‘관객들의 선택은 현명했다’며 야광봉을 흔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선명한 성격이 없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여러 사람들의 집합에 불과하며 흥행성공과 실패에는 영화외적인 수많은 이유가 있다.

누군가가 물었다. 평론가들은 우매한 대중을 욕하는 대신 그들이 욕한 영화가 어떻게 성공했는지 분석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내 답은 그건 평론가들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흥행을 예측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일을 하는 전문가들은 업계에 따로 있다. 그건 중요한 일이지만 평론가의 일은 아니다. 흥행 예측에도 능한 평론가들이 있겠지만 그건 그 사람이 다른 일에도 유능하다는 의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도 굳이 평론가들에게 이에 대해 묻는다면... 그 때부터 비전문가들의 아무 말 대잔치가 된다. 이미 결과가 나와 있는 사건에 대한 분석을 하는 것처럼 쉬운 일은 없다. 그런 대답은 정말 아무나 할 수 있고 거기에서 나오는 아무 말들은 대부분 반박되지 못한다. 철저하게 무의미하고 아무 책임도 질 필요 없는 말들인 것이다. <인천상륙작전>과 마주친 평론가들이 해야 할 일은 그 영화를 분석하고 그 영화의 가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그들의 일은 이미 끝났다. 나머지는 다른 전문가들에게 맡겨두자.

칼럼니스트 듀나 djuna01@empas.com

[사진=영화 <인천상륙작전>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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