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롤러코스터 타며 음식 먹기는 이제 그만

[엔터미디어=이만수의 누가 뭐래도] 왜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음식을 굳이 먹는 것일까. 이유는 하나다. 그 장면이 웃기기 때문이다. 그걸 확인시켜준 건 이미 <무한도전>에서 정준하가 롤러코스터를 타며 짜장면 먹기에 도전했을 때부터였다. 마치 짜장면이 로케트처럼 상공으로 발사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얼굴 전체에 여기저기 튀고 사방으로 파편처럼 날아가는 음식 잔해들. 게다가 한껏 상기된 채 망가진 정준하의 얼굴까지 곁들여지니 웃음이 터져 나올 수밖에.

하지만 우연히 한 번 해프닝처럼 생겨난 그 명장면(?)을 굳이 반복하려는 시도는 사실 조금 무리한 면이 있다. 광희가 새로운 <무한도전> 멤버로 들어왔을 때도 마치 신고식처럼 롤러코스터 타고 짜장면 먹기를 시도한 바 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을 앞으로도 해내야 한다는 각오처럼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그 때부터 이 롤러코스터 타고 짜장면 먹는 미션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조금씩 부정적인 면들을 드러냈다.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는 음식 잔해들이 있기 마련이고 특히 자리에 튀는 음식들이 남길 냄새들도 완전히 지워내긴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 그런 장면이 주는 감흥이 처음에는 굉장했지만 차츰 반복되면서 놀라운 광경이라기보다는 어딘지 걱정과 우려를 주는 장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타인들도 함께 타는 놀이기구에서 결코 일반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걸 시도한다는 건 자칫 공공의 예의에서 벗어난 느낌이다.

<무한도전>은 하지만 여기서 머물지 않고 심지어 워터파크에서도 놀이기구를 타면서 냉면을 먹는 도전을 시도했다. 본래 미국에 가려던 계획이 무산되어 ‘오늘 뭐하지’라는 콘셉트로 워터파크에 가는 것이 급조되었고 거기서 여지없이 ‘놀이기구 타며 먹기 도전’이 시도됐던 것. 하지만 이 시도 역시 시청자들에게는 즐거움보다는 불편함을 더 주었다. 역시 사전에 양해를 구했고 깨끗이 치웠다고는 해도 물놀이를 하며 혹은 놀이기구를 타며 음식물을 먹거나 빠뜨리는 행위는 애초에 금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이 LA까지 날아가 롤러코스터 3종 세트를 타게 된 건 정준하의 벌칙 미션 때문이었다. 사실 그건 벌칙 미션이라기보다는 리액션이 워낙 좋은 정준하를 위한 분량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여지없이 롤러코스터 위에서 음식 먹기 미션이 이어졌다. 미국에 맞게 스파게티를 먹는 도전에서 정준하는 시작하자마자 허공에 음식을 쏟아내는 장관(?)을 연출했다. 음식이 사방으로 튀어 뒤에 앉아 있던 박명수의 이마에도 또 함께 탄 걸 그룹 여자친구 멤버들의 옷에도 여기저기 묻어 있었다.

가장 무섭다는 4차원 롤러코스터 위에서는 정준하가 요거트를 먹는 도전이 이어졌다. 시작하자마자 얼굴에 요거트를 쏟아낸 정준하의 얼굴은 부자연스럽기 이를 데 없었다. 그렇게 망가진 얼굴로 돌아온 정준하의 모습에 역시 리액션 왕이라며 멤버들은 좋아했고 제작진은 ‘역대 최고’라는 자막으로 재미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지만 시청자들은 해외까지 나가서 굳이 이런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적절했는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번 정도야 그런 일은 해프닝으로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무한도전>이니까. 하지만 그걸 반복해서 계속 의도하고 보여주려는 건 사실 그다지 재미가 없다. 재미없어진 미션에 남는 건 불편한 감정이다. <무한도전>을 늘 챙겨보는 팬들 입장에서도 롤러코스터 위에서 음식 먹기 도전은 이제 그만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미도 좋지만 안전과 매너 또한 중요하다. 특히 해외에 나가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칼럼니스트 이만수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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