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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황 시스터즈’와의 이별이 벌써부터 아쉽다
기사입력 :[ 2011-08-26 13:17 ]


- ‘보스’를 지키는 명품 조연들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SBS <보스를 지켜라> 8회 마지막 장면에서 노은설(최강희)과 차지헌(지성)이 드디어 제대로 된 키스를 했다. 김선아와 현빈이 펼친 MBC <내 이름은 김삼순> 엔딩 신에 필적할 인상 깊은 계단 키스신이었다. 여느 주인공들처럼 빙빙 돌려 말하는 법 없고 쓸데없이 시간 질질 끄는 법 없는 두 사람은 고백은 물론 사랑 확인에서도, 표현에서도 일사천리다. 어찌나 속이 시원한지 모르겠다.

이 둘 못지않게 서나윤(왕지혜)과 차무원(김재중)도 정을 줄 수밖에 없는 인물들인데 이렇게 주인공 네 사람 모두가 저울에 달 듯 똑 같이 마음에 들기도 드문 일이지 싶다. 재벌 3세 남자 주인공과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여자 주인공의 사랑, 그리고 이들의 사랑에 걸림돌인 재벌 상속녀라는 진부하기 짝이 없는 설정임에도 빤하지 않은 이야기 전개와 반전이 있는 대사, 그리고 현실과 부합하는 자연스러운 연기들이 극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이들이 엮어가는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다 해도 사실 주인공의 열연만으로는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기 벅차다. 주인공들을 받쳐주고 극에 재미를 더하는 탄탄한 조연들이 반드시 필요하고, 어쩌면 드라마 성공의 열쇠를 바로 이 조연 캐릭터들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예를 들어 지난 해 말 SBS <시크릿 가든>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지만 문분홍(박준금) 여사나 김비서(김성오), 그리고 아영(유인나)이 같은 색다른 캐릭터의 등장이 없었다면 그 같은 쫀득쫀득한 재미는 얻기 어렵지 않았을까?

KBS2 <성균관 스캔들>도 마찬가지다. 이선준(박유천)을 필두로 잘금 4인방이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스승 정약용(안내상)을 비롯한 김갑수, 조성하, 이재용 같은 연기력 뛰어난 중견 연기자들의 뒷받침이 없었다고 생각해보라. 그와 같은 눈부신 성공은 아마 기대할 수 없었으리라.

역시 <보스를 지켜라>에도 방영 시간 내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조연 캐릭터들이 포진하고 있다. 얼마나 열연을 펼치시는지 가끔은 조연이 아니라 주연처럼 느껴질 적도 있는 다혈질의 절정 차회장(박영규)도, 그런 조폭 같은 아들 차회장을 어린아이 다루듯 쥐락펴락하는 차지헌과 차무원의 할머니(김영옥)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다.

그리고 이 드라마에는 마치 자매처럼 붙어 다니는 귀여운(?) 두 여성이 있다. 재벌 그룹 계열사 사장에다가 재벌들이 드나든다는 갤러리 관장이면 이른바 ‘로열 패밀리’라는 얘긴데 차무원의 어머니 신숙희(차화연)와 서나윤의 어머니 황관장(김청)은 물론 정극과 로코물의 차이이긴 하지만 MBC <로열 패밀리>의 공순호(김영애) 회장과도 <시크릿 가든>의 문분홍 여사와도 사뭇 다르다.






자식들의 사랑을 결사반대하는 속물근성으로 꽉 찬 오만방자한 캐릭터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지만 잔뜩 성장을 하고 기세 좋게 찾아가 ‘당장 외국으로 보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할 수도 있어’라며 노은설을 다그치다가도 “협박 끝나셨어요? 그럼 저도 한 마디 할게요. 저도 이렇게 하기는 싫은데요.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시면 차무원, 차지헌 본부장님, 작정하고 둘 다 확 꼬셔버립니다. 한 마디로 제가 ‘갑’이다, 그 얘깁니다.”라는 노은설의 한 마디에 금세 주눅이 들어버리는 허술함을 보인다. 특히 노은설의 대찬 반격에 이어 그룹 실세인 할머니에게도 혼쭐이 나는 한편 차회장에게까지 불려가 연타를 맞고 난 뒤 풀이 죽어 울먹이는 황관장의 모습은 딸내미 서나윤과 무릎을 칠만큼 닮아 있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무엇보다 연기자 차화연 씨가, 김청 씨가 이처럼 코믹 연기를 천연덕스럽게 잘해낼 줄은 몰랐다. 그중 차화연 씨의 경우, MBC 주말극 <천 번의 입맞춤>에서는 장애가 있는 남편을 위해 헌신하는 지고지순한 역할을 맡아 <보스를 지켜라>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일생을 구별이 안 가는 비슷비슷한 외양과 한결 같은 연기로 겹치기 출연을 일삼아 온 몇몇 중견 연기자들의 안일함과는 확연히 비교가 된다. 마치 맛있는 음식이 줄어들 듯 아까워하며 시청하고 있는 <보스를 지켜라>도 이제 중반을 넘어섰다. 정해진 수순대로 얼마 안가 종영이 다가오겠지만 이 ‘신황 시스터즈’와의 이별이 벌써부터 아쉽다.


칼럼니스트 정석희 soyow@entermedia.co.kr
그림 정덕주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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